2ème période/en cours

과소비라는 헬스클럽

zamsoobu 2015. 2. 26. 17:28

<< 보주 광장 Place Vosge ;영화 축제로 Fête du cinéma 광장에서 야외 상영을 구경간 날, 자리가 없어서 분수대 옆 쪼그리고 앉아 멜로영화를 보다 >>


운동을 다니기 시작한 지 3주가 되어가는 것 같다. 한달에 120 유로의 회비는 솔직히 내 벌이


에서는 과소비이자 사치이다.



하지만, 밖에서 뛰기에 시도 때도 없이 비가 오기 일쑤인 이 곳에서는 마음먹고 운동을 하려


고 해도 매번 허탕을 친다. 학교를 다녀오고, 저녁에 어김없이 호텔에 일을 가야 하는 일상


서 중간에 운동을 가는 시간을 내는 것도 만만치 않지만, 용케 이렇게 시간을 내더라도 


기후가 허락하지 않으면 밖에서 운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루에도 대여섯번 빗줄기가 오락가락 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맑았다가도 두 세시간 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낯빛을 바꾸고 금새 빗방울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런 날씨보다 지출 을 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목욕물' 때문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샤워실이 공용 복도를 가운데에 두고 방 바깥으로 나와  있는데, 


뜨거운 물이 2,3분이면 끊긴다.


 처음에 이사온 5월에 집주인에게 말했지만, 아줌마는 '그거 정상이야'라는 말로 대충 둘러대


고 쌩 하니 가버렸다. 그러니, 나는 도저히 빨리 씻어도 머리감기부터 샤워까지 한 번에는 할


 수 없다는 거다. 그래서 이제까지는 아침과 저녁으로 나누어서 샤워와 머리감기를 번갈아하기를 했다. 


물론 완전하게 뜨거운 물로 씻기를 마무리하는 것은 늘 실패했다. 씻기는 늘 본의 아니게 


'냉수 마찰'로 끝나곤 한 것이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여름장마도 그럭저럭 넘기고 선선한 가을도 그렇게 넘겼지만, 끝내 


겨울은 이렇게 못 지내겠다 싶은 것이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나는 한달 120 유로를 기꺼이


 회비로 내기로 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하루가 다르게 옆구리에 차오르는  살들도 한 몫했다. 하지만 역시 나는 


 여전히 많이 먹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뛰고 있다. 음악을 들으면서, 라디오를 들으면서.

뛰는 동안 어느새 나만의 리듬에 맞추어 간다. 물론초반에는 숨이 가쁘다가


 30분에서 40분을 넘어가는 사이 


조금씩 한계가 오는 것 같다가, 50분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오히려 몸이 가벼워지면서 계속해서 10킬로미터 이상으로 뛸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