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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19 간기남 VS 화차 ; 소용돌이의 중심에 그녀들이 있다

간기남 VS 화차 ; 소용돌이의 중심에 그녀들이 있다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김형준, 2012) 에서 카메라는 관능적인 여인을 좇는다. 그리고 관객은 그 카메라를 자연스러우면서 때로는 불안하게 따라간다.

 사람들은 꽃을 따라 벌이 찾아간다고 한다. 하지만 벌을 유인하기 위해 꽃은 부단하게 자신의 세포들을 움직인다. 보이지 않게. 수면 아래 버둥거리는 백조의 발처럼. 그 이면에 숨어있는 꽃의 간절한 마음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눈을 떠보면 그 꽃과, 그 꽃의 봉오리에, 그 꽃의 잎파리에 마주하고 있게 되는 것이다.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김형준, 2012)에서 그 꽃은 배우 박시연이다. 하지만 그 꽃은 허화벌판에 홀로 서 있다. 주변의 풍경은 황량하기만 하다. 때로 엉뚱한 바람들이 그 꽃을 두고 장난스럽게 오갈 뿐.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김형준, 2012)에서 의 조수로 나오는 배우 이광수.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는 캐릭터의 심화편처럼 더욱 더 얼띤 성격의 어딘가 모자라보이는 인물로 나온다. 하지만 얽히고 설킨 상황에서 주요한 열쇠가 되곤 한다.

 

 

 

필자는 배우 김정태를 매우 좋아한다. 그를 보고 있으면 그의 코믹 연기를 보면 그냥 웃음이 난다. 민망한 상황에서나 얼어붙은 분위기에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푸념식으로 내뱉는 대사들이 그렇게 웃길 수 없다.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김형준, 2012) 에서 배우 박시연 밖에 보이지 않느냐. 사실 그렇지도 않다. 이 세명의 형사 트리오가 각자의 뚜렷한 캐릭터를 가지고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에 능한 강형사(박희순), 원리원칙을 고수하는 한형사(주상욱), 구렁이 백마리쯤 속에서 살고 있을 것같은 능청스러운 서형사(김정태)가 서로 양극단과 가운데 조정축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각기 다른 성격의 인물로 이뤄진 탄탄한 조합은 무엇보다 영화를 맛깔나게 한다.

 

 

 

반면, 화차(2012, 변영주) 는 코믹적 요소를 살리기보다, 인물 자체에서 오는 신비감을 살리려 한 듯하다. 배우 김민희 가 맡고 있는 '선영'이란 인물은 불운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요 원동력이다. 그런면에서, 마이너스와 플러스가 공존하는 역설적 인물인 것이다. 그래서 간기남 보다는 다소 어둡고 뒤틀린 공간과 같이 낯선 느낌이지만, 개인적 취향에 따르자면 이 편이 더 익숙하다. 그리고 '선영'의 그로테스크한 모습도.

 

 

마치 핏빛 바다에서 방금 잡힌 물고기 같지 않은가!

 

 

 

 

 

 

무력한 남자는 애먼 사람에게 화풀이를 할 뿐.

 

두 영화의 중심에 그녀들은  각각의 자리에서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회전판의 나사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