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der, Ali Abbasi, 2019


트롤의 사랑


스테판 드 므닐돗

Stéphane du Mesnildot


토드 브라우닝 Tod Browning 이 옳았다; 괴물이 우리세계에 침범한 게 아니라, 괴물세계가 우리를 참아주는 것이다라는. 22세에 스웨덴으로 이주한 젊은 이란 감독이 만든, 이 기이한 영화의 한 주제이다. 첫 장편인 쉘리 Shelly(2016) 는, 젊은 루마니아 커플의 산모인 여성이 숲의 저주를 받으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 경계선도 같은 맥락이다. 스웨덴의 그늘을 파헤치는, 리얼리즘 판타지이다.

여주인공 티나 Tina 는 추한 외모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 거의 초자연적인 재능을 활용하며 스톡홀름 공항 세관에서 일하는 여성이다 : 냄새로 위반사항을 감지하는  재능이다. 단지 술이나 마약냄새를 맡는 것이 아니라, 소아성애자의 핸드폰 안에 불법 사진도 감지할 수 있다. 어느 날, 낯선 남자가 세관 검색대를 지난다. 그녀와 같은 외모로 고통받는 듯한 남자다. 언뜻 보기엔 남매같아 보이지만, 현실은 더 복잡하다 : 티나와 보르는 같은 종족 인 것이다.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jhon ajvide lindqvist  의 소설을 각색하여 만든 토마스 알프레슨 Thomas Alfredson, 의 Morse (렛미인 Let me in )와 같이 비밀스런 존재같은 인물이다. 이 두 가지 경우에서, 괴물의 외모는 현 사회에서 악몽과도 같다. 금발의 흰 피부를 가진 스웨덴 사람들과 달리 뱀파이어는 어두운 피부를 가진, 마치 동화책에서 나온 듯하다.

 티나와 보르도 역시 전형적인 스웨덴 유형과 거리가 멀어보인다; 두꺼운 몸, 딱딱하고 얼룩진 피부, 동물성이 짙은 외모인 것이다. 이 둘 모두 초자연적인 존재이지만, 북유럽 에서 파생했는데, 바로 트롤이란 점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는 이 종족에 대한 학살이나 박해를 언급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북유럽 원주민이지만, 마찬가지로 식민지배를 받고 현재까지도 차별대우를 받는 사미인 samis 을 어렵지 않게 연상할 수 있다(최근 아만다 케르넬 Amanda Kernell 의 영화 사미 라포니의 청춘 Sami, une jeunesse en Laponie ). 원주민이나 아르메디아인같은 소수 원주민이 현대사회에서 불안정한 직업을 전전하거나 부랑자로 전락하는 점도 그렇다.

경계선( border), 이 영화의 수수께끼는 티나와 보르가 인간으로 <<갈 >>수 있지만 한편으로, 그들이 본인의 뿌리로부터 떨어져나가는 것이다. 알리 아바시는 트롤릐 과거를 요정의 이미지로 환기시킨다 : 티나가 숲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환희에 찬 순간을 보면 장엄하고 강한 에너지를 풍긴다. 반면에 티나가 조롱하듯, <<이케아 아파트>>에 살고 있는 스웨덴 커플은 전형적 시민이지만, 실상 그들은 소아성애자의 병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들이다. 이런 섬세한 설정 덕분에, 익히 알고 있는 <<lagom (중도,중용, 지나치지도 않은 모자르지도 않은 상태를 말하는 북유럽 가치. 도덕)>>를 대체하는 자연의 지나침, 넘치는 강력함은 또다른 행복의 단면처럼 보인다. 설령 보르가 다소 불안정하고 모호한 인물이라고 하더라고, 티나이 성적 에너지를 일깨운 것은 바로 보르이다. 감독은 우리 사회에서 해방된 트롤릐 존재를 터부없이 펼쳐보인다. 숲 속에서 벌거벗은 채로 뛰어다니고 폭우가 쏟아지는 호수에서 수영을 하는, 그들의 몸이 단지 숲속의 신비로운 생명체의 것일 뿐 아니라, 진흙과 나무껍질에서 온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더이상 인간도 아닌, 동물도 아닌, 사랑을 나누는 행위의 신성함이다. 그런 점에서 알리 아바시 감독이 현대 판타지 영화에 한 획을 긋는 작가로 주목할 만한 점이다. 



아웃사이더


 Ali Abbasi 감독과의인터뷰 


티나와 보르는 사미인족에서 영감을 받은 것인가요? 

확실히 그렇죠, 60년대에, 스웨덴 정부가 사미인 족을 격리시키고 불임시술을 강행했거든요, 아이들은 고아원에 보내구요.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면 좀 더 사실적으로 했겠죠.


전작인 Shelly 에서 보면, 주인공은 루마니아출신 이민자인데요. 감독님 스스로의 상황, 스웨덴 사회 속 이란인을 상징화한 것인가요?

네, 제 여정을 반영하지만, 일반적으로 많은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이방인이 낯선 곳에서 겪는 이야기를 다루죠. 하지만 제 영화에서 다른 점은, 그게 우연이 아니란 겁니다 : 아마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관련있는데, 전 아웃사이더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좋아해요. 그게 저 스스로 스웨덴 사회에서 이방인으로 느낀다기 보다는, 어디를 가든 이방인으로써 인지가 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난 그걸 장점으로 생각해요.


판타지적 측면이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David Cronenberg 를 연상시키는데요.

크로넨버그는 확실히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영향을 미치죠, 특별히 의료과학 쪽으로요. 아버지가 의사였고 어머니는 간호사였던 저로서는, 어렸을 떄부터 다양한 질병에 대해 많이 들었어요. 생물학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점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크로넨버그는 보다 세대의 관점으로 접근한다는 거죠. 그는 모더니즘에 대항하는 측면이 있죠 : 유리와 콘크리트로 건물을 짓는 것이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하죠. 그런 생각에서 괴물이 나오는 겁니다. 저의 경우에는 좀 달라요. 화두는 현대성이 아니라, 악을 저지르는 우리의 생물학적 경향입니다. 미국이든, 수웨덴이든, 캄보디아이든, 아프리카에서든, 그러한 충동은 어디에나 있죠.


티나와 보르의 성적 경향은 이미 원작에 있었나요?

네. 아마 관객이 놀랄 거라 생각했어요. 퀴어도 아니고 어떤 범주에도 들지 않는 것이니까요. 동성애자이던 이성애자이던 낯설 것이라 생각했어요. 티나와 보르는 소수자이고, 그들이 말하거나 걷는 것 만큼이나 섹스를 하는 것도, 그들의 겉모습 자체도 그렇구요.


티나와 보르의 섹스신은 아주 로맨틱하고 무르익은 듯한데요.

네, Call Me By Your Name 에서 좋았던 점은 : 한 소년이 사랑에 빠지고, 관계가 있었고, 끝난다는 점이예요. 거기에 어떤 비극은 없어요 : 질명도, 죽음도 없죠. 티나와 보르의 경우도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 만약 티나가 보르를 사랑하게 된다면, 저절로 로맨틱한 장면이 만들어지는 거죠. 뭔가 심오한 것을 말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저 가장자리의 것을 정상화시키고 싶었어요. 많은 영화에서는, 일반 사람들많이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우리의 뇌를 경직되게 하는 미적 체계라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으로는 평행세계처럼, 니콜 키드만이 교외지역에서 두 아이를 기르는 미혼모 역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티나와 보르의 존재는 이런 종류의 판타지를 넘어서는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롤 신화를 조사하셨나요?

위키페디아 검색만 했어요!(웃음) 사실 제작자가 시나리오 집필 하는 동안 방대한 양의 자료를 줬어요. 하지만 트롤 신화 전문가가 될 생각은 없었어요. 그보다는 내게 의미가 있는 것으로 재탄생시키길 바랬어요. 나는 원작인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jhon ajvide lindqvist 가 트롤를 알리기 위해 책을 쓴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환상의 존재를 상상하기 위한 일종의 구실이죠.


어떻게 외모를 구체화시켰나요?

현실적인 관점에서 생각했어요. 무리에서 튈 만큼 기이하고 흉하지만, 완전히 다른 생명체라고 여기진 않을 만큼이죠. 먼저 다른 신체에 대해서 생각했지만, 특히 얼굴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죠. 네안데르탈인을 떠올렸는데, 아직 나타나지 않은 미래의 인간의 특징이 있도록 말이죠.


아주 어두운 측면이 있는데요. 거의 테러리스트 같은 면이예요.

그들의 시점에서 보려고 합니다. 내가 닭을 먹는 다고 해서 아무도 저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르진 않죠. 우리가 살생하거나 먹을 수 있는 동물이지만, 다른 종은 그렇지 않죠. 어떤 넘어서는 안되는 선이 있죠. 어느 시대에, 우리는 서로 살생하거나 먹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죠. 보르의 입장에서 보자면 인간종족은 그들에게 악행을 저지른 좋아할 이유가 없는 존재이죠. 그래서 그가 더이상 아이에게 감정이 없는 겁니다. 마치 우리가 닭에게 대하듯 말이죠. 


인터뷰어 Stéphane de Mesnildot 


파리. 12월 5일.


출서 카이에 뒤 시네마 2019.01 # 751


불한번역 ; 잠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