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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25 ARTISTE ; Maintenant, la porte de passé, c'est fermée

ARTISTE ; Maintenant, la porte de passé, c'est fermée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도기, 혹은 쇠락하는 시대에 관한 번역을 현재 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 영화는 보다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다가온다.
 이 것은 마지막 앤솔로지이다. 향수, 한 때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가 점차 잊혀질 때, 마지막 숨을 내뱉으며 사람들의 기억의 꼬리를 잡아당김 자신의 존재감을 가까스로 알리는 것이다.
"나는 여기 있다, 나는 죽지 않았다. 나는 살아있다."
나는 숨을 쉰다. 나를 보아라. 나를 잊지 말아라
여기서 망각은 곧 죽음.
하지만 낙엽이, 일몰 그 자체에 통감하며 눈물흘리는 자가 몇이나 될까. 단지 쓸쓸한 회한비슷한 감정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조지 발렌타인과 페피 밀러, 이 둘의 관계에서 다소 페피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더 부각될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 씨앗을 심어준 이는 바로 조지이다.

과도한 자신감에 뒤따르는 전형적인 느끼함...이 다소 거북하였지만 여튼 멋진 미소인 것은 확실하다.
하얗고 가지런하게 열지은 치아. 거기에 대조적인 짙고 검은 눈썹.
45도 각도로 턱을 살짝 내밀며 도도한 옆모습.
사실, 이 영화에서 둘의 애정사는 주요 핵심의 곁다리이다.
대신, 앵글과 간단한 특수효과등으로 부각시키는 둘의 감정과 시대의 변화에 따른 인물들의 롤러코스터같은 인생의 굴곡이 더 주요하다. 상승, 추락, 다시 중간지점에서 타협을 하는 조지의 롤러코스터인것이다.

#술집신

유리 테이블에 반사된 인물.

상승곡선을 타던 조지의 추락한 처지.

















#실내신

스크린에 반영되는 자신의 그림자를 향해 소리치는 조지.

정신분열증상.


#극장신.

기술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퇴물이 되어버린 자신의 처지가

아이러니하게 영화 속 인물이 늪으로 빠지는 상황과 중첩되고 있다.


여튼, 조지의 롤러코스터는 무성영화의 추락세와 연결되어있다. 유성으로의 영화 과도기에서 무성영화가, 지금에 비하자면, 필름에서 디지털 영화로 과도기에서 필름이 처한 입장과도 같을 것이다.
아티스트 에서는 주인공인 조지가 비현실적 순애보로 극적인 구명선에 올라타는데 성공하였지만, 필름의 운명이 잡아야 할 지푸라기는 어디에 있을까. 필름의 운명도 다시 새로운 계기로서 진화를 겪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 자신의 육신이 썪기 전 장기를 기부해 새로운 생명으로 그 삶을 이어가듯, 완전히 뒤안길로 가던 무성영화를 다시 불러세워, 현대 영화의 새로운 소재로 그 것을 이용하고, 무성영화는 제 한 몸 불살라 소진된 듯 하다. 사람들은 이 영화에 찬사를 보낼 수 있겠지만, 나는 그 보다 아쉬움이 짙다.
왜?
비록 나 자신은 무성영화 시대는 아니다. 하지만, 최후에, 마지막 문을 닫고 가버리는 것들이 비단 과거의 영화장르 뿐이겠냐마는. 라는 할머니같은 생각이 쓴 뒷끝맛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