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930
9월30일
입안의 혀처럼 구는 동료 김통역사는 회사직원들의 기분을 끊임없이 살피고 있다. 나는 일부러 혹은 나의 기질로 인해 화사 내 직원들과 업무 외적인 일로 엮이지 않으려 하고 있다. 어쩌면 이런 거리가 서로의 관계를 오래 가져가기에 잡음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일단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 감정적 소모를 더하고 싶지 않다. 이미 업무 중에서도 단순한 사실과 관련한 것만 알고 싶은 직원들의 사생활, 어디 사는지 자가인지 임대인지 여자친구가 있는지 혹은 양파튀김을 좋아하는 지 아닌 지 등등의 사소한 부분은 알고싶지도 궁금하지도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직원의 일거수일투족을 타인을 향해 상세히 보고 있었고 타인이 본인에게 대하는 태도나 행동도 주시하고 있었다.
“오늘은 누가 기분이 언짢다, 자신의 농담을 잘 받아주지 않는다.”
“자신이 준 초콜렛을 먹지않았다, 성의를 무시하는 것이냐.”
직원이 가져온 크로와상을 보고 슈퍼에서 벌크로 산 것 같아 빵집에 가면 더 신선한 것을 살 수 있는데 아쉬워서 말한 것을.
“슈퍼에서 사셨죠.”
“아 네 하나 드릴까요?”
“아뇨 괜찮습니다”
하는 도중에 갑자기
“슈퍼빵은 안드셔, 부르주아야”
라는 말로 끼어든다. 왜 안해도 될 말을 굳이 해서 사람의 기분을 묘하게 상하게 하는 지 모르겠다.
다가오는 부활절에 그녀는 아이 둘을 보러 휴가를 내서 간다, 5일 휴가지만 11월1일이 공휴일로 껴있어 그녀로서는 징검다리 휴일을 잘 활용했다고 볼 수 있겠다. 문제는 아무리 개인사정이 있더라도 현지 공장에 상황이 계속 바뀌므로 내가 원하는 날짜에 휴무를 할 수 없는 것이다. 마침 내 개인사정은 현재 계시는 지차장님 다음으로 오는 나차장이라는 분인데 이른바 “여성혐오”가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일본 현지에서 여성통역사를 고용했는데 “일이 없다”는 이유로 작업현장에 들어가지 않고 사무실에 있었다는 이유로 여자통역사를 혀ㅕㅁ오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나는 이런 경우 관리자의 인력관리나 지시 부재가 결국 통역사로 하여금 ‘쉬어도 된다’ 는 스스로 판단을 하게 한 것이 아니었을까 는 입장이다. ㄱ,러나 김통역사는 통역사의 태도불량으로 생각한다. 할일이 없는 데 무조건 자리보전하는 것이 좋은 태도라고 할 숭ㅆ을까? 이러한 단적인 예를 보더라도 김통역사는 철저히 고용주의 입장에 동화되었고 나는 고용인의 입장에 서있단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나는 고용주의 입장에서 생각할 의지가. 조금도 없고 당연히 내게 그럴 것을 강요하는 것에 반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여성혐오에 사로잡힌 상사가 두렵고 조심스럽기보다 본인의 선입견에 빠져버린 좁은 시야가 한심스러운 것은 나의 오만인가. 상대의 생각 범주 안에 놀아나지 않고 나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방어인가. 김통역사는 어찌됐든 나차장에게 잘 보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주변 사원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게걸스럽게 모으고 있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나에게 애착을 했던 것일까 아니면 내가 호의를 받아들이지못하는 관계부적응자인것일까. 왜 나는 그사람이 조언을 하던말던 내버려 두지 못하고 필요없다는 말을 내뱉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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