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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09.20 Wes Anderson interview (cahiers du cinéma#799)

Wes Anderson interview (cahiers du cinéma#799)

Wes Anderson

 

무한 공간의 경계에서

 

감독님께 우선 The French Dispatch의 감독판을 보면서 이 작품에 다시 한 번 감복했다는 사실을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매우 빠르고 다양하다고 느꼈는데, 다시 보니 운동성과 정지성에 관한 고찰과 영화의 기원인 회화와 사진에 대해 끊임없이 돌아보는 인상이었어요. Asteroid City 를 보면서 감독님이 더욱 형식적 문제를 다루는 것 같은데요. 거의 이론적 혹은 추상적이기까지하죠. 

The French Dispatch 에 확실히 움직임은 운동성에 대한 재고찰이긴 하죠. 하지만 영화의 주요 테마는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이었어요. 혹은 이방인이 되는 경험에 대해서요. 관람자들은 내 영화에서 우선 비주얼과 형식을 보죠. 하지만 정작 다른 감독들의 영화에 관한 글을 읽을 때 뒷 제작배경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예요. 작품에 관한 미스테리가 있죠. 직접적으로 이야기로 묘사되서 보여진 것보다 훨씬 더요. 하지만 저는 많은 시간을 시나리오 작가와 대본을 쓰는 데 할애합니다. 그 이후에 통역이나 기타 추가 작업을 하죠. 맞아요, 제 영화가 빠르고 촘촘하긴 하죠. Asteroid City 가 The French Dispatch 에 비해서 느리긴 하지만요. 편집하면서 그런 이유로 어떤 씬들은 느리게 조정했어요. 보다 순환이 되게끔요. 하지만 결국 내 영화를 처음 단번에 파악하기란 어렵죠. 그러니까 두번을 보는 게 아니겠어요! 

 

Asteroid City 에 제이슨 스와츠만 Jason Schwartzman 이 맡은 역은 잘 이해를 못하는 인물인데요. 내러티브가 차지하는 비중을 오히려 가볍게 하기 위한 장치인가요?

그것보다 내 이야기가 너무 문학적 방식으로 이해되거나 요약되지 않기를 바란 의도라고 할 수 있어요. 저는 어떤 미스테리, 모호함, 개방성을 주고 싶었어요. 그게 미스테리나 모호함을 과장하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명확하기 위해서 애쓰고싶진 않아요. 이번 영화에서는 각각의 연극, 다른 무대장식,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는 그런 연극의 개념에서 출발했어요. 예를 들면 제이슨이 연기한 배우는 마고Margot Robbie 에게 말하고 또 죽은 그의 부인에게 말하죠. 이게 영화의 핵심이예요. 첫 의도와 달리 매우 복잡한 시나리오 구성이 되었어요. 하루는 굉장히 놀라운 적이 있었는데, 스페인에서 촬영 당시 호텔방에서 제프 골드블룸 Jeff Goldblum 이 다른 배우들에게 영화를 설명하고 있던 중이었어요- 이야기에서 진실인 것은 연극이다, 등등-.그는 완벽히 영화를 이해하고 있었고 다른 배우들은 설명을 요구했죠! 촘촘하거나 복잡한 구성은 내게서 나온게 아니지만, 본능에 충실히 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결과예요. 그리고 하고싶은 데로 끝까지 밀고 간 탓이죠.

 

Asteroid City 에서 <<시적>>구성은 인물들이 장소에 갇힌 상황과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닌가요? 그들의 인생에서 발목이 잡혀 행동하기 보다 회의를 해야하는 그들의 상황말이죠.

네, 그들은 각자의 평범한 삶에서 떨어져나와 사막의 한가운데 작은 마을에 마주하게 되죠. 그곳에서 그들은 방문객일 뿐이예요. 하지만 또 말도 안되는 상황이 생겼는데, 우리가 시나리오를 쓰는 동안이었죠 : 코비드가 출현해서 그 여파를 만들어낸겁니다.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The Grand Budapest Hotel) 에서는 1920-30년대 중앙유럽 Mitteleuropa, 개들의 섬(Isle of Dogs)에서는 1960-70년도 일본, 프렌치 디스패치 (The French Dispactch) 에서는 196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삼으셨는데, 왜 이번 영화는 1950년대 미국인가요?

우선 로만 코폴라 Roman Coppola(공동 시나리오 작가)와 나는 1940-50년대 뉴욕 연극계를 그려보고 싶었어요. 영화와 연극, 뉴욕과 헐리우드의 상호교환이 극대화되며 큰 변혁기라고 할 수 있죠. 엘리아 카잔 Elia Kazan 이 상징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뉴욕 연극계에서 말론 브란도 Marlon Brando, 몽고메리 클리프 Montgomery Clift, 폴 뉴먼 Paul Newman 이 떠오르고 있었죠. 그러다가 영화계로 금세 옮겨갔어요. 마릴린 먼로 Marilyn Monroe 도 액터 스튜디오를 거쳐갔었어요. 킴 스탠리 Kim Stanley 가 주연한 영화, 여신 Goddess (John Cromwell, 1958 ) 에서 보면 할리우드 여배우가 우울증에 걸리죠. 시드니 루메 Sidney Loumet 의 초기작 연극의 불 Les Feux du théâtre 도 연극에 관한 영화죠. 수잔Susan 과 리 스트라스베르그 Lee Strasberg, 헨리 폰다Henry Fonda, 크리스토퍼 플루머 Christopher Plummer 가 나오죠. 피크닉 Picnic (Joshua Logan, 1955) 은 주요한 리퍼런스 중의 하나죠. 1950년대에는 사막을 주제로 많은 영화가 만들어졌었죠. 예를 들면 배드 데이 블랙 록 Un homme est passé (John Sturges, 1955) 이 그렇죠.

 

1950년대를 미국사에서 단절의 형태로 잘 표현했는데요.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긴장감을 가지면서요.

샘 쉐퍼드가 그의 아버지와 유럽에서 2차대전을 겪었던 세대들에 대해 했던 말을 자주 생각하곤 하는데, 그들이 전쟁터에서 돌아온 후 절대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요. 미국은 번영과 평화의 시기를 누렸지만, 우울하고 순응적이기도 했죠. 아이젠하워 Eisenhower의 미국은 국민들이 전쟁후 상흔을 조용히 감내하는 동안 큰 골프장의 대지 같았죠. 쉐퍼드의 알콜중독 아버지는 그러한 예시예요. 당시의 미국과 상당히 밀접히 연결되어있죠 : 영화의 모든 남성 캐릭터에 권총을 쥐어준 셈이죠!

 

하지만 SF가 성장하는 시기이기도 했죠.

네, 왜냐하면 전후 3가지 공포의 요소가 있었잖아요 : 공산주의, 원자폭탄, 외계인.

 

당시가 오늘날에 다시 되돌아볼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보시나요?

권력이 쉽게 스스로 결합할 수 있다는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봐요. 인생이란 돌고 도는 거라 머지않아 과거는 다시 돌아와요. 방금 전에 팬데믹을 이야기했잖아요. 내 어머니는 전쟁을 겪은 세대인데, 당시가 인생의 가장 혹독한 시기라고 여겼지만, 이 팬데믹이 더 비현실적이고 주변에 끼친 영향을 보면 더 끔찍하다고 해요. 나는 두 시기를 잊는 게 어렵지만, 내 어머니는 가능한 거죠!

 

감독님의 외계인은 아이같으면서 친근한데요. 솔직히 감독님 영화에서 끔찍하고 무서운 괴물을 보는 게 상상이 되지는 않아요.

(웃음)네, 그렇게 믿어야죠! 로만 코폴라와 시나리오를 쓸때, 우주에서 온 존재를 생각했지만 어떤 모습일지 어떤 성격일지 정하지 않았어요. 맞아요, 친절한 외계인을 생각했어요. 지구 최후의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Robert Wise, 1951)미지와의 조우 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 (Steven Spielberg, 1977)을보면 그렇죠. 외계인은 평화롭게 다가올 뿐, 1950년대처럼 손에 권총을 들고 있지 않거든요! 그리고 크로넨버그 Cronenberg 의 파리 The Fly 에서 악역을 맡았던 제프 골드블룸 Jeff Goldblum 과 외계인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되요. 그 영화에서 아주 위험한 생물체였지만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거든요 : 제 영화의 외계인은 선한 기질을 내부에 가지고 있다고 봐야죠.

 

가끔 레퍼런스로 공포영화- 샤이닝Shining , 로즈마리의 아기 Rosmary’s Baby 를 이야기하시는데, 감독님이 그런 장르영화를 만드는 게 상상이 되지 않는데요. 아마도 감독님 영화의 전반적인 부드러움이나 천진난만함 때문인 것 같은데요.

지금 새로 쓰고있는 시나리오가 있는데, 베데치오 델 토로 Benecio Del Toro 를 주연으로 염두에 두고 있어요. 이렇게 일찍 말하면 안되는데…뭐, 카이에 뒤 시네마 Cahiers du cinéma 가 첫 발표장소가 되겠네요! 의도는 특별히 어두운 영화를 만드는 것은데, 지금은 방향을 틀어서 초기예상보다 덜 어두워질 것 같아요. Asteroid City 보다 깊게 가족의 문제를 다루는 영화가 될 거예요. 어떤 면에서는 당신에게 어디로 가야할 지 말하는 영화인데 아직 진심으로 무서운 영역까지 가지는 못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대부분의 감독이 끔찍한 영화를 찍었다는 게 상상이 안가죠 : 장 르누아르Jean Renoir 사티야지트 레이 Satyajit Ray 를 빠뜨려서는 안되죠! 그렇다고해서 그들이 했던 것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개인적이고 내밀한 경험이 연결되어 있다고 봐요. 소설을 각색했다고 하더라도.

 

조던 펠레Jordan Peele의 놉Nope 을 보셨나요? 많은 차이가 있지만, 감독님의 영화와 그의 영화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 소규모 그룹이 사막에 고립되어 있다는 것, 외계인의 위협, 영화 매체에 관한 레퍼런스, 가족 등등…

네, 봤죠. 너무 좋던데요. 특별히 사막을 표현하는 방식이요. 이전에 전혀 보지 못한 방식으로 찍었잖아요. 다행히 제가 시나리오를 완필하고 그 영화를 봤어요. 그렇지 않았으면, 아이디어를 뺏아 쓰고 말았을 겁니다!

 

연극으로 다시 돌아가보죠. 러쉬모어 Rushmore 와 테넌바움 가족  La Famille Tenenbaum 이 이미 상연되고 있는데, 가보셨나요?

네, 뉴욕이나 제가 런던에 있을 때요. 아주 어렸을 때 연극 대본을 쓴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다시 쓰지 않았어요. 그러고 싶었는데 겁이 났죠 : 영화에서는 많은 부분을 다듬을 수 있어요. 바꾸거나, 재작업하거나, 편집하거나하죠. 연극은 커튼이 올라가면 모든 준비한 것들에 다시 손을 댈 수 없어요. 준비되거나 아니거나. 다시 말해, 내 영화가 만약 다음주 칸 영화제에 상영된다면 느낄 기분같은거 거죠. 너무 끔찍해요!

 

감독님이 가진 연극에 대한 취향이 영화 미장센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정면적 구도나 장식에 그런 면이 많이 느껴지는데요. 

장식에 관한 점은 많이 개발이 됬죠. 계획한 건 아니지만, 어디로부터 왔는지 물론 알고 있죠. 연극에서부터 온 거죠. 하지만 마이클 파웰 Michael Powell 에머릭 프레스버거 Emeric Pressburger 의 영화에서 유래한 것도 있어요. 지금은 하지 않는 장식을 과감히 했던 감독들이죠. 시나리오는 장식과 매우 긴밀하게 연관해서 씁니다.

 

 Asteroid City 의 장식은 특별히 단순한 편인데요.

왜냐하면 우리가 보는 영화를 연극으로 간주했거든요. 가장 넓게 펼친 사막을 구축하면서 연극무대란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어요. 동시에 장식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물 들 주변으로 끊임없이 튀어나올 것들을 만드는 게 중요했죠. 우리가 보는 것 이상으로 확장하는 우주 같이. 그래서 굉장히 거대한 자연 배경 안에 인공 장식을 쌓은 겁니다. 심도를 매우 깊게 가져갈 수 있었죠. 저의 전작 들 중에서도 가장 깊이요. 어떤 장면에서는 전경의 뒤에 무언가 지나가는 것이 보이지만, 연극적 구성의 대한 것도 유지하고 있죠.

 

Asteroid City 에서는 수평성 (사막을 비추는 파노라마 카메라 무빙)과 수직성(하늘과 지면 사이)의 대비가 잘 보이는데요.

우선 형식에 관한 문제예요. 그림을 그릴 때 포맷과 크기를 정하죠. 영화도 마찬가지예요. 그렇게 미리 프레임을 정하는 게 오래됐어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The Grand Budapest 에서 영화 중반에 포맷을 바꾸고, French Dispatch 에서는 끊임없이 포맷이 바뀌죠. 지금에서야 이런 방식이 받아들여지지만, 그랜드 부다페스트 를 찍을 당시에는 매우 급진적이고 위험요소가 컸어요. 특히 투자자들에게요. 관객들을 혼란하게 할 것이다라고 했죠. 지금은 그런 게 별 문제가 안된다는 것을 알아요. Asteroid City 에서는 사막은 큰 포맷으로, 연극에 관한 모든 장면은 작은 포맷으로 찍었어요. 그런데 질문데 제대로 답했는지 모르겠군요…

 

사실, Asteroid City 에서 이러한 수평성/수직성이라는 조금 추상적인 개념이긴 한데, 형식적 부분이 감독님 작업에 어디까지 영향을 미쳤을 지 궁금합니다.

영화에 풍경을 상상할 때부터 수평성/수직성 문제에 대해 생각했어요. 빈 공간을 보여주는 장면부터 시작하기로 했죠. 우선 우주를 보여주기 위해서요. 미장센을 정하기 위해 파노라마가 가능한 우주를 생각했어요. 하지만 더 이상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이성적 부분보다 감정적 부분이거든요. 영화가 이성적 영역에서 이뤄지는 작업이란 점은 확실하지만, 나의 경우 느낌에 좀더 충실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로알 달Roald Dahl 의 헨리 슈가의 기상천외한 이야기 La Merveilleuse Histoire d’Henry Sugar 각색에 참여하셨잖아요. 이 장편 작품에 대해 좀 더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걸 장편이라고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러닝타임만 보면 그렇지만 4개의 각기 다른 이야기이거든요. The French Dispatch 에서 이야기들이 한 영화에 맞춰져서 펼쳐졌지만 여기에서는 완전히 분리되어있어요. 유일한 연결고리는 로알드 달 Roald Dahl 의 이야기란 점이고, 랄프 파인즈 Ralph Fiennes 가 4파트를 연기하죠.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다른 영화에서는 보지 못한 방식의 내러티브일 겁니다. 설명을 하진 않겠어요, 보시면 알게 될 겁니다.

 

 

인터뷰어 마르코스 우잘Marcos Uzal

5월 15일, 파리

 

 

불한번역 잠수수

원본 출처

2022.6월.

카이에 시네마

Wes Anderson

 

무한 공간의 경계에서

 

감독님께 우선 The French Dispatch의 감독판을 보면서 이 작품에 다시 한 번 감복했다는 사실을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매우 빠르고 다양하다고 느꼈는데, 다시 보니 운동성과 정지성에 관한 고찰과 영화의 기원인 회화와 사진에 대해 끊임없이 돌아보는 인상이었어요. Asteroid City 를 보면서 감독님이 더욱 형식적 문제를 다루는 것 같은데요. 거의 이론적 혹은 추상적이기까지하죠. 

The French Dispatch 에 확실히 움직임은 운동성에 대한 재고찰이긴 하죠. 하지만 영화의 주요 테마는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이었어요. 혹은 이방인이 되는 경험에 대해서요. 관람자들은 내 영화에서 우선 비주얼과 형식을 보죠. 하지만 정작 다른 감독들의 영화에 관한 글을 읽을 때 뒷 제작배경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예요. 작품에 관한 미스테리가 있죠. 직접적으로 이야기로 묘사되서 보여진 것보다 훨씬 더요. 하지만 저는 많은 시간을 시나리오 작가와 대본을 쓰는 데 할애합니다. 그 이후에 통역이나 기타 추가 작업을 하죠. 맞아요, 제 영화가 빠르고 촘촘하긴 하죠. Asteroid City 가 The French Dispatch 에 비해서 느리긴 하지만요. 편집하면서 그런 이유로 어떤 씬들은 느리게 조정했어요. 보다 순환이 되게끔요. 하지만 결국 내 영화를 처음 단번에 파악하기란 어렵죠. 그러니까 두번을 보는 게 아니겠어요! 

 

Asteroid City 에 제이슨 스와츠만 Jason Schwartzman 이 맡은 역은 잘 이해를 못하는 인물인데요. 내러티브가 차지하는 비중을 오히려 가볍게 하기 위한 장치인가요?

그것보다 내 이야기가 너무 문학적 방식으로 이해되거나 요약되지 않기를 바란 의도라고 할 수 있어요. 저는 어떤 미스테리, 모호함, 개방성을 주고 싶었어요. 그게 미스테리나 모호함을 과장하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명확하기 위해서 애쓰고싶진 않아요. 이번 영화에서는 각각의 연극, 다른 무대장식,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는 그런 연극의 개념에서 출발했어요. 예를 들면 제이슨이 연기한 배우는 마고Margot Robbie 에게 말하고 또 죽은 그의 부인에게 말하죠. 이게 영화의 핵심이예요. 첫 의도와 달리 매우 복잡한 시나리오 구성이 되었어요. 하루는 굉장히 놀라운 적이 있었는데, 스페인에서 촬영 당시 호텔방에서 제프 골드블룸 Jeff Goldblum 이 다른 배우들에게 영화를 설명하고 있던 중이었어요- 이야기에서 진실인 것은 연극이다, 등등-.그는 완벽히 영화를 이해하고 있었고 다른 배우들은 설명을 요구했죠! 촘촘하거나 복잡한 구성은 내게서 나온게 아니지만, 본능에 충실히 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결과예요. 그리고 하고싶은 데로 끝까지 밀고 간 탓이죠.

 

Asteroid City 에서 <<시적>>구성은 인물들이 장소에 갇힌 상황과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닌가요? 그들의 인생에서 발목이 잡혀 행동하기 보다 회의를 해야하는 그들의 상황말이죠.

네, 그들은 각자의 평범한 삶에서 떨어져나와 사막의 한가운데 작은 마을에 마주하게 되죠. 그곳에서 그들은 방문객일 뿐이예요. 하지만 또 말도 안되는 상황이 생겼는데, 우리가 시나리오를 쓰는 동안이었죠 : 코비드가 출현해서 그 여파를 만들어낸겁니다.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The Grand Budapest Hotel) 에서는 1920-30년대 중앙유럽 Mitteleuropa, 개들의 섬(Isle of Dogs)에서는 1960-70년도 일본, 프렌치 디스패치 (The French Dispactch) 에서는 196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삼으셨는데, 왜 이번 영화는 1950년대 미국인가요?

우선 로만 코폴라 Roman Coppola(공동 시나리오 작가)와 나는 1940-50년대 뉴욕 연극계를 그려보고 싶었어요. 영화와 연극, 뉴욕과 헐리우드의 상호교환이 극대화되며 큰 변혁기라고 할 수 있죠. 엘리아 카잔 Elia Kazan 이 상징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뉴욕 연극계에서 말론 브란도 Marlon Brando, 몽고메리 클리프 Montgomery Clift, 폴 뉴먼 Paul Newman 이 떠오르고 있었죠. 그러다가 영화계로 금세 옮겨갔어요. 마릴린 먼로 Marilyn Monroe 도 액터 스튜디오를 거쳐갔었어요. 킴 스탠리 Kim Stanley 가 주연한 영화, 여신 Goddess (John Cromwell, 1958 ) 에서 보면 할리우드 여배우가 우울증에 걸리죠. 시드니 루메 Sidney Loumet 의 초기작 연극의 불 Les Feux du théâtre 도 연극에 관한 영화죠. 수잔Susan 과 리 스트라스베르그 Lee Strasberg, 헨리 폰다Henry Fonda, 크리스토퍼 플루머 Christopher Plummer 가 나오죠. 피크닉 Picnic (Joshua Logan, 1955) 은 주요한 리퍼런스 중의 하나죠. 1950년대에는 사막을 주제로 많은 영화가 만들어졌었죠. 예를 들면 배드 데이 블랙 록 Un homme est passé (John Sturges, 1955) 이 그렇죠.

 

1950년대를 미국사에서 단절의 형태로 잘 표현했는데요.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긴장감을 가지면서요.

샘 쉐퍼드가 그의 아버지와 유럽에서 2차대전을 겪었던 세대들에 대해 했던 말을 자주 생각하곤 하는데, 그들이 전쟁터에서 돌아온 후 절대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요. 미국은 번영과 평화의 시기를 누렸지만, 우울하고 순응적이기도 했죠. 아이젠하워 Eisenhower의 미국은 국민들이 전쟁후 상흔을 조용히 감내하는 동안 큰 골프장의 대지 같았죠. 쉐퍼드의 알콜중독 아버지는 그러한 예시예요. 당시의 미국과 상당히 밀접히 연결되어있죠 : 영화의 모든 남성 캐릭터에 권총을 쥐어준 셈이죠!

 

하지만 SF가 성장하는 시기이기도 했죠.

네, 왜냐하면 전후 3가지 공포의 요소가 있었잖아요 : 공산주의, 원자폭탄, 외계인.

 

당시가 오늘날에 다시 되돌아볼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보시나요?

권력이 쉽게 스스로 결합할 수 있다는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봐요. 인생이란 돌고 도는 거라 머지않아 과거는 다시 돌아와요. 방금 전에 팬데믹을 이야기했잖아요. 내 어머니는 전쟁을 겪은 세대인데, 당시가 인생의 가장 혹독한 시기라고 여겼지만, 이 팬데믹이 더 비현실적이고 주변에 끼친 영향을 보면 더 끔찍하다고 해요. 나는 두 시기를 잊는 게 어렵지만, 내 어머니는 가능한 거죠!

 

감독님의 외계인은 아이같으면서 친근한데요. 솔직히 감독님 영화에서 끔찍하고 무서운 괴물을 보는 게 상상이 되지는 않아요.

(웃음)네, 그렇게 믿어야죠! 로만 코폴라와 시나리오를 쓸때, 우주에서 온 존재를 생각했지만 어떤 모습일지 어떤 성격일지 정하지 않았어요. 맞아요, 친절한 외계인을 생각했어요. 지구 최후의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Robert Wise, 1951)미지와의 조우 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 (Steven Spielberg, 1977)을보면 그렇죠. 외계인은 평화롭게 다가올 뿐, 1950년대처럼 손에 권총을 들고 있지 않거든요! 그리고 크로넨버그 Cronenberg 의 파리 The Fly 에서 악역을 맡았던 제프 골드블룸 Jeff Goldblum 과 외계인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되요. 그 영화에서 아주 위험한 생물체였지만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거든요 : 제 영화의 외계인은 선한 기질을 내부에 가지고 있다고 봐야죠.

 

가끔 레퍼런스로 공포영화- 샤이닝Shining , 로즈마리의 아기 Rosmary’s Baby 를 이야기하시는데, 감독님이 그런 장르영화를 만드는 게 상상이 되지 않는데요. 아마도 감독님 영화의 전반적인 부드러움이나 천진난만함 때문인 것 같은데요.

지금 새로 쓰고있는 시나리오가 있는데, 베데치오 델 토로 Benecio Del Toro 를 주연으로 염두에 두고 있어요. 이렇게 일찍 말하면 안되는데…뭐, 카이에 뒤 시네마 Cahiers du cinéma 가 첫 발표장소가 되겠네요! 의도는 특별히 어두운 영화를 만드는 것은데, 지금은 방향을 틀어서 초기예상보다 덜 어두워질 것 같아요. Asteroid City 보다 깊게 가족의 문제를 다루는 영화가 될 거예요. 어떤 면에서는 당신에게 어디로 가야할 지 말하는 영화인데 아직 진심으로 무서운 영역까지 가지는 못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대부분의 감독이 끔찍한 영화를 찍었다는 게 상상이 안가죠 : 장 르누아르Jean Renoir 사티야지트 레이 Satyajit Ray 를 빠뜨려서는 안되죠! 그렇다고해서 그들이 했던 것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개인적이고 내밀한 경험이 연결되어 있다고 봐요. 소설을 각색했다고 하더라도.

 

조던 펠레Jordan Peele의 놉Nope 을 보셨나요? 많은 차이가 있지만, 감독님의 영화와 그의 영화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 소규모 그룹이 사막에 고립되어 있다는 것, 외계인의 위협, 영화 매체에 관한 레퍼런스, 가족 등등…

네, 봤죠. 너무 좋던데요. 특별히 사막을 표현하는 방식이요. 이전에 전혀 보지 못한 방식으로 찍었잖아요. 다행히 제가 시나리오를 완필하고 그 영화를 봤어요. 그렇지 않았으면, 아이디어를 뺏아 쓰고 말았을 겁니다!

 

연극으로 다시 돌아가보죠. 러쉬모어 Rushmore 와 테넌바움 가족  La Famille Tenenbaum 이 이미 상연되고 있는데, 가보셨나요?

네, 뉴욕이나 제가 런던에 있을 때요. 아주 어렸을 때 연극 대본을 쓴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다시 쓰지 않았어요. 그러고 싶었는데 겁이 났죠 : 영화에서는 많은 부분을 다듬을 수 있어요. 바꾸거나, 재작업하거나, 편집하거나하죠. 연극은 커튼이 올라가면 모든 준비한 것들에 다시 손을 댈 수 없어요. 준비되거나 아니거나. 다시 말해, 내 영화가 만약 다음주 칸 영화제에 상영된다면 느낄 기분같은거 거죠. 너무 끔찍해요!

 

감독님이 가진 연극에 대한 취향이 영화 미장센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정면적 구도나 장식에 그런 면이 많이 느껴지는데요. 

장식에 관한 점은 많이 개발이 됬죠. 계획한 건 아니지만, 어디로부터 왔는지 물론 알고 있죠. 연극에서부터 온 거죠. 하지만 마이클 파웰 Michael Powell 에머릭 프레스버거 Emeric Pressburger 의 영화에서 유래한 것도 있어요. 지금은 하지 않는 장식을 과감히 했던 감독들이죠. 시나리오는 장식과 매우 긴밀하게 연관해서 씁니다.

 

 Asteroid City 의 장식은 특별히 단순한 편인데요.

왜냐하면 우리가 보는 영화를 연극으로 간주했거든요. 가장 넓게 펼친 사막을 구축하면서 연극무대란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어요. 동시에 장식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물 들 주변으로 끊임없이 튀어나올 것들을 만드는 게 중요했죠. 우리가 보는 것 이상으로 확장하는 우주 같이. 그래서 굉장히 거대한 자연 배경 안에 인공 장식을 쌓은 겁니다. 심도를 매우 깊게 가져갈 수 있었죠. 저의 전작 들 중에서도 가장 깊이요. 어떤 장면에서는 전경의 뒤에 무언가 지나가는 것이 보이지만, 연극적 구성의 대한 것도 유지하고 있죠.

 

Asteroid City 에서는 수평성 (사막을 비추는 파노라마 카메라 무빙)과 수직성(하늘과 지면 사이)의 대비가 잘 보이는데요.

우선 형식에 관한 문제예요. 그림을 그릴 때 포맷과 크기를 정하죠. 영화도 마찬가지예요. 그렇게 미리 프레임을 정하는 게 오래됐어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The Grand Budapest 에서 영화 중반에 포맷을 바꾸고, French Dispatch 에서는 끊임없이 포맷이 바뀌죠. 지금에서야 이런 방식이 받아들여지지만, 그랜드 부다페스트 를 찍을 당시에는 매우 급진적이고 위험요소가 컸어요. 특히 투자자들에게요. 관객들을 혼란하게 할 것이다라고 했죠. 지금은 그런 게 별 문제가 안된다는 것을 알아요. Asteroid City 에서는 사막은 큰 포맷으로, 연극에 관한 모든 장면은 작은 포맷으로 찍었어요. 그런데 질문데 제대로 답했는지 모르겠군요…

 

사실, Asteroid City 에서 이러한 수평성/수직성이라는 조금 추상적인 개념이긴 한데, 형식적 부분이 감독님 작업에 어디까지 영향을 미쳤을 지 궁금합니다.

영화에 풍경을 상상할 때부터 수평성/수직성 문제에 대해 생각했어요. 빈 공간을 보여주는 장면부터 시작하기로 했죠. 우선 우주를 보여주기 위해서요. 미장센을 정하기 위해 파노라마가 가능한 우주를 생각했어요. 하지만 더 이상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이성적 부분보다 감정적 부분이거든요. 영화가 이성적 영역에서 이뤄지는 작업이란 점은 확실하지만, 나의 경우 느낌에 좀더 충실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로알 달Roald Dahl 의 헨리 슈가의 기상천외한 이야기 La Merveilleuse Histoire d’Henry Sugar 각색에 참여하셨잖아요. 이 장편 작품에 대해 좀 더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걸 장편이라고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러닝타임만 보면 그렇지만 4개의 각기 다른 이야기이거든요. The French Dispatch 에서 이야기들이 한 영화에 맞춰져서 펼쳐졌지만 여기에서는 완전히 분리되어있어요. 유일한 연결고리는 로알드 달 Roald Dahl 의 이야기란 점이고, 랄프 파인즈 Ralph Fiennes 가 4파트를 연기하죠.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다른 영화에서는 보지 못한 방식의 내러티브일 겁니다. 설명을 하진 않겠어요, 보시면 알게 될 겁니다.

 

 

마르코스 우잘Marcos Uzal

5월 15일, 파리

 

 

불한번역 잠수부

원본 출처

2022.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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