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린 물건 2 ; 헤드폰
무엇을 바라고 여기까지 서 있나
Qu'est ce que je tellment veux ? De qoui?
길거리에서 음악을 듣지 못하면 한없이 무료한 탓에 나도모르게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하나둘 사서 모으다보니 이렇게 버려지는 물건도 꽤 많다.
싼 값에 여러개를 사다보니 수명도 짧은 것.
싼 게 비지떡.
오디오테크니카는 가격대비 성능이 좋아서, 젠하이져는 튼튼한 내구성 때문에(이마저도 이제 너무 중국산 가짜가 많아 조심스럽지만).를 주로 쓰다가
최근에는 A-Jay 로 듣고 있다. 우선, 기존의 원통형의 줄이 아니라 칼국수면발 같이 납작한 줄이라서 꼬일 염려가 별로 없다.
나로서는 꽤 부담가는 가격이었지만
막상 사용하면서 차음성이 좋고, 음악의 베이스가 탄탄한 것이 느껴져 새삼 감탄하게 된다.
5-6만원대 물건이 이런데 하물며 요즘에 바우하우스 스타일 폰트로 b 로고가 멋스럽게 박힌
닥터 드레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어떠할지.
내가 전문 음악인은 아니지만, 록음악을 참으로 좋아하는 팬으로
이러한 명기들을 체험해보지 못하는 게 아쉽기만 하다.
예전에 누가 뱅 앤 올룹슨 이어폰으로 실내악 공연 음원을 들으면, 연주자가 카펫 위로 신발을 옮기는 소리가 '스윽'하고 들린다던 무용담같은 이야기를 멍하게 들은 기억이 난다.
얼마전에 코스트코에 가서 보게 된 20-30만원 상당의 휴대용 스피커를 테스트해보았다. 마침 Puddle of Mud 의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그 기기에 꽂는 순간 묵직한 어쿠스틱 기타의 비트가 그 평범하기 짝이 없는 쇼핑몰에 울려퍼졌다. 묘한 쾌감으로 한 30여초간을 그렇게 서있었나보다. 나를 지탱해 준 것도 이런 음악의 역활이 크다. 특히 모던락 장르의 음악들은 내게 감정적으로, 정신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것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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