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란 변하는 것.
<빌쥬이프 villejuif에서 생 미셀St-michel 까지, 남들은 월요일을 위해 집에서 재충전하기에 여념없는 시간. 나는 또 광기를 뒤집어쓰고 하염없이 걸었다.
중간지점에서 나는 어느 그림그리는 사람을 보았다. 허름한 백팩을 메고, 목에 가느다랗게 여러줄 생긴 주름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그는 펜을 들고 눈앞에 보인 낯선 풍경을 작은 종이에 담고 있었다.
흡사 나의 모습과도 같았기에, 나는 눈길이 당연히 갔다. 정말 보잘 것 없는 행위일수도 있다. 관점에 따라서는. 무엇인가를 그린다는 것.
그리는 이유를 어떻게 찾았고, 그리는 상황을 어떻게 이끌어가야하는 가는 모호하다. 그저 '이끌림'에 의해 그 시간, 그 시간동안의 모든 정신을 연필 끝에 집중시킨다.
완전히 몰입했을 때, 그것은 고통없는 희열이자 고통을 잠재하고 있는 희생에 가깝다.
물아.
그렇게 그를 뒤로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3시간이 지나있었다.>
프랑스에 온지 어느새 4개월이 지나고있다. 우여곡절이 많았고 지금도 여전히 어렵긴 하지만, 어쩐지 계속 이 곳에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근육통에 시달리면서도, 하찮은 이야기 한 줌 나눌 친구도 없이, 매일 새로운 집을 찾아야 하는 떠돌이 신세지만, 어쩐지 이 곳은 미워할 수 없는 곳이란 생각이 든다.
아직 바닥은 아니지만, 설령 바닥까지 가더라도 나는 그래도 이 곳이 계속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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