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완_다큐멘터리영화감독_인터뷰

김동원, 대부


올해 제 9회를 맞는 DMZ 국제 다큐영화제 는 한국의 주요 다큐멘터리 영화제이다. 한국을 둘로 가르는 경계선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펼쳐지는 이 영화제에서는 세계 다큐영화들을 소개하면서, 독립성을 위협받는 한국의 제작사와 한국 다큐의 현 상황 역시 짚어볼 수 있다. 이번 해, 한국 독립 다큐 역사의 <<대부>>라 할 수 있는, 김동원이 초대되어 그의 초기작(상계동 올림픽, 1988)군사정권이 종식되는 역사적 순간의 이야기, 그리고 영화적 실험, 내적인 이야기까지 아우르는 몇편의 작품이 상영되었다. 


 김동원의 영향을 가늠하려면, 몇편의 젊은 다큐 작가의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모두 적극적 행동파의 에너지로 넘치는 작품들이다. 북한 망명인의 이야기에서  ( '올드마린보이' , 진무영 / 감독 진무영의 전작인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는 한국 다큐역사상 가장 큰 흥행성적을 거두었다), 앨리스 죽이기, 김상규 까지. 한국출신의 미국인이 북한을 다녀혼 후 맞닥뜨리는 지옥같은 상황, 폭력으로 물든 국가 재난상황(세월호 사건, 박근혜 정권의 실축)과 연관한 영화 제작상황 등등. 김동은 새 영화, 내 친구 정일우 를 선보인다 : 60년대 초 한국으로 건너온 미국인 신부, 김 감독은 그를 상계동의 비극적 사건 현장에서 만난다. 한편, 상계동은 1988 올림픽 계기로, 재건축 대상 구역이 되어 주민들이 거주지를 뺏긴 빈민촌이다. 

 

 한 성인군자의 미화된 이야기와는 거리가 먼, 이 영화는 김 감독의 처녀작의 두번째 각색본으로 보여진다. 독재정권 당시 빈민들을 위해 자신을 헌신한, 또 소주를 사랑하는 이 신부 정일우씨 이야기는 상계동 영화를 마치는 동안 늦춰졌다. 상계동 사건은 소외된 이들에 대해 무자비하게 압제하는 사회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영화를 찍을 땐, 다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어요>>, 김동원은 말한다. <<단지 신부님을 도와주려고 시작했죠, 그게 현재 일어나는 일들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3년 후에, 다른 구역이 추가로 철거되려고 해서, 러쉬 영상을 다시 복구했죠. 상계동 올림픽이 누군가에게는  아마 한국 첫 다큐 영화라고 보여질 겁니다. >> 30여년이 지난 지금, 이 영상은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킨다 : 이 영화가 저항과 투쟁의 다큐의 상징으로써 그가 가진 역사적 파급력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1998년까지, 검열 없이는 아무 것도 촬영할 수 없었어요 : 그래서 그 이전에 촬영했던 부분은 모두 금지 됐어요. 포르노 영상이란 이유로, 국가 안보위협을 이유로 체포된 게 4번이예요!>> 김동완은 웃으며 회고한다.

 

 명성, 그 6일의 기록, 1997 을 보면, 한국 근현대사를 주제로, 그가 편집을 통해 어떻게 시간성과 그 역사성을 표현하는 가를 짐작할 수 있다 : 영화에서는, 1987년, 민주 항쟁을 하던 학생 및 시민 집단이 서울의 한 성당에 모여, 해산되기 전까지, 그들이 이뤘던 진정한 전투의 한 현장을 볼 수 있다. 당시의 영상 기록(<<카메라를 잡기 보다, 돌멩이를 던지는 편이었는데!>>라는 감독의 증언에도 불구하고)은 시간성을 이중적으로 보여준다- 당대의 생생한 공포와 상세한 증언들- 비록 현재는 대한민국은 민주화에 이르렀다할지라도-. 열배는 더 센 강도로. 김 감독에 말 마따나, 이는 정치행동파와 종교의 결탁이었다. 그리고  감독은 여러 술책들이 오가는 그 단체의 이면으로 들어가, 힘의 겨루기를 보여준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어지는 영상들이 밀물과 썰물처럼 변동하며,  영화의 흐름을 나눈다. 감독의 설명하는 목소리는 오프off 로, 명성 그 6일의 기록 이나 내 친구 정일우 에서 모두, 감독 자신의 관심사와 시간성을 재확인 시킨다. <<한번도 영화를 찍기 위한 목적으로 사람을 만난 적은 없어요 : 아주 가까운 사람이나 그런 상황과 연관해서 촬영을 하죠. 영화를 만드는 건, 긴호흡으로 사람과의 관계를 가지는 겁니다. 새로운 관계를 만들기에 난 너무 늙었어요. 이미해왔던 걸 이어가거나, 시작한 걸 완성하는겁니다.>>


 송환 (2004), 을 만들 당시 김 감독은 주인공인 비전향 장기수들과 10여년간 교류했다. 밀항 일지를 촬영하듯, 김 감독은 사회 정치적이면서 사적인 이야기를 유려한 솜씨로 두 경계를 오간다. 감독 김동원은 진행 중인 이야기 한 가운데에 카메라를 위치시킨다. 그리고 조국의 초상, 혹은 감독 자신의 초상에 역사성을 부여한다. 위대한 다큐 작가의 이 오딧세이에서 우리는 진정성과 풍부한 뉘앙스를 볼 수 있지만, 정작 김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자신이 <<영화작가 인지 단순한 투쟁가>>인지를 전혀 구분할 수 없다고, 그는 고백한다. 


출처

카이에 뒤 시네마 #738 (2017.11)

인터뷰어 뱅상 말로사

고양, 2017.09.25

프랑스어-한국 번역 조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