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4호 카이에 뒤 시네마_홍상수_김민희 인터뷰_번역


나날이

홍상수 인터뷰

이 영화 첫 씬은 굉장한데요. 주인공의 사무실과 집을 오가는 여정이 반복됩니다.

알다시피, 난 시나리오 없이, 매 촬영날 아침에 그날 촬영분 씁니다. 두가지만이 필요하죠 ; 장소와 배우. 권해효와 몇번 작업했죠. 주연을 맡은 적은 없어요. 그는 일반적인 내 인물과 다릅니다. 아주 성실한 배우죠. 그와 같이 있으면 아주 편해요. 깊이있게 작업을 하고 싶었죠. 두번째로, 한번은 자그마한 출판사인데, 편집장이 아주 재미있는 캐릭터였어요. 너무 맘에 들었죠. 그가 사무실을 촬영하겠다는 내 제안을 받아들일 것 같았고, 그래서 제안했죠. 흥미로운 건, 그가 이른 아침 일찍 왔다는 거예요. 새벽 4시 경이었는데, 아직 해가 뜨기도 전이었죠. 왜그러냐고 하니까 집에 있기 싫어서 그랬다고 하더군요. 몇일 후에, 집에서 그의 사무실까지 그를 따라가보기로 했어요. 아침 일찍 그를 만나 조용히 커피 한잔 하고, 그의 아내와 아이들이 깾 않도록 조용히 있다가 걷다가, 지하철을 탔죠. 거기서 그가 내게 말했어요; 이 거리에서 가끔 미친 사람처럼 뛴다구요. (웃음) 그게 처음이었고, 거기서 영화를 시작하기로 했죠 ; 그 후 는 이 짧은 여정으로부터 상상하게 된 겁니다.


왜 이 인물들과 이 장소들이 중요한가요?

어느 순간, 배우들과 장소는 뭔가 내게 말을 걸어요. 배우를 만나면, 이야기를 하면서 무엇인가 내 과거에 것들을 기억케 하는 지 기대하게 되요. 그리고 나와 일할 지 의사를 물어보죠. 장소도 마찬가지예요 ; 그 출판사를 갔을 때에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정의, 인상의, 혹은 감수성의 문제이죠.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예요. 촬영을 위해선 명확한 것이 필요하지만요. 명확하지 않으면, 암흑 속에 떠다닐 수 밖에 없어요. 글을 쓰고, 선택하는 순간에 그것들이 나 자신을 고무시키는 지 생각합니다. 늘 직관적인 거죠.


믿음과 거짓은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에서도 항상 테마로 존재하는데요.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젠가 표면으로 드러나는 숨겨진 진실과 함께 말이죠.

두 영화가 다르긴 하지만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은 이런 생각에서였어요; 만약 우리가 누구로부터 당신은 사랑할 자격이 있습니까? 라는 질문을 받고 거기에 대해 답을 한다면 어떨까. 스스로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겠죠.  질문 자체는 의미가 없어요. 어떤 관계를 맺게 되는 순간부터, 이런 종류의 질문을 끊임없이 가지게 되죠. 하지만 결국 이런 질문은 진정 우리가 가진 감정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 거죠. 하지만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문합니다; 사랑의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자문하는 거죠.


영화 그 후 에서 믿음은 이 영화의 주된 테마같은데요.

아마 김민희 씨와의 관계 때문일거예요. 전에는 확신이나 편견을 피하려고 했죠; 그런 편견의 오류나 신의에 가려진 결점을 밝히려고 했었죠. 난 이렇게 말하는 데 재능이 있죠; ((네가 말한 건 사실이 아냐)). 뭔가 확신하면서 말하기엔 공허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성적으로 진실을 보더라도 말이죠. 결론을 내리기가 힘들었죠. 두 가지 다른 점이 있어요. 과정이 오케이더라도, 내적으로는 황폐한 감정으로 힘들었어요. 만족감을 느낀 적이 한번 도 없죠. 그런데, 김민희 씨와는 내면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기분입니다. 현재로는 판단을 내릴 준비가 되어있는 것 같아요. 단호하게, 진실을 밝힐 준비요. 내가 말하는 걸 다 믿을 필요는 없지만, 표현하자면 그렇다는 겁니다; 절대적 진실은 아니겠지만, 믿음이 생겼다고,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이전에는 불가능했죠. 부정하는 데에만 능수능란했어요. 현재에는 조금 더 평범해진 것 같군요, 더 정상인처럼요! (웃음)


영화 속에서,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존재를 생각하게 하는 긴 대화씬이 있는데요,  신성하고 종교적인 존재에 의해 겹쳐집니다.

정확히 보셨어요. 신에게 전하는 말이죠. 내 절망과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찾은 유일한 방법이었어요. 누군가는 다르게 할 수 있었겠지만, 나로썬 그게 유일했어요. 몇해 동안 명상을 시도했었죠. 하지만 당신이 철학이나 명상을 통해 절대적 진실을 찾으면서 행복해려 할 때, 늘 그 뒤에 다른 요소가 있죠; ((나 자신)) 은 아주 명상에 깊이 빠져든다, ((나))는 도덕적이다, ((나)),((나)),((나))...그래서 항상 두려워했고,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어요. 내가 사용하는 ((신))이라는 단어는, 종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내면적으로 가장 활성하 된 상태가 되기 위함이죠. 나는 다르기 떄문에, 다른 길을 찾은 거예요. 삶을 인정하는 방식으로요. 만약 무언가 하고 있다고 의식을 하면, 먹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잘 된다고 생각해요. 더 나아지길 위해 뭔가 할 수 있죠. 죽음이더라도, 상관없어요. 동의해요. 내가 태어난 날 부터, 많은 중요한 순간들이 있었지만, 결국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찾아오겠죠. 솔직히, 유일한 진실이니까요; 그런 겁니다. 그래서 내 길을 계속 갈 뿐이죠.


김민희 씨의 역활이 독특한데요; 그녀가 주인공이 되기를 기대하지만, 주변인물이 그녀의 자리를 ((대신하는)) 듯 합니다.


그녀는 삼각형을 이루는 세 명의 인물들을 관찰해요. 믿음이 있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죠. 그네들에게 접근하고, 결론이 어떻게 나는 지 관찰합니다. 그녀가 호기심이 많다거나, 계산적이거나, 막무가내라서 강한 게 아니예요. 함부터 사건에 휘말려서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않죠. 개인을 드러내지 않아요 ; 꼬치꼬치 따지지 않고, 그저 이런 식으로 행동하죠 ; 그래, 니가 뭘 했는 지 보여줘 봐, 더 보여줘봐)) 행동하기 전에 말이죠.



시나리오 없이 촬영을 하시더라도, 영화의 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이 있지 않나요?

영화의 결말은 항상 미정이예요. 그러지 않으면, 그 끝에 도달하기 위해서 이야기가 딱딱해지거나, 압축해져 버리게 되거든요. 영화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죠. 그렇게 하면서, 무한한 가능성이 생겨죠. 촬영이 시작되고 나서 내 주변의 모든 요소를 활용해요. 사무실에서 시나리오를 마친다면, 그의 반 밖에 사용하지 못하겠죠. 모든 디테일의 절반은 씬들을 쓰는 과정에서 나머지 절반은 내 앞에서 오는 겁니다. 그래서 결말에 대해 미리 쓰지 않는 거예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그날 그날에 따라 생기는 변수들에 달린 거죠. 촬영날 당일 아침이더라도요. 매 아침마다, 아이디어들을 곱씹어보면서 자문하죠 ; ((이게 어떤 효과가 생길까?)) 또 단순하게 이런 질문도 하죠. ((이게 어떻게 소리낼 까, 이게  제대로 흔들릴까)) 20에서 30여가지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이 어디에서 나오는 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 중에 대여섯가지를 추려내요. 이전에는 2시간 정도를 썼는 데 오늘 아침엔 5시간 정도 썼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해요! 보통 4시에요...오전 10시나 11시 까지 쓰죠. 더 길어지고 있긴 하죠. 밤에 일하는 거는 좋아하지 않아요.


그 후 는 가장 구조가 드러나는 영화 중 하나인데요. 내러티브면에서 말이죠.

내가 늘 하는 방식으로 3주나 4주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3주 걸렸죠, 스텝들에게 평소보다 더 느리게, 오랫동안 촬영하고 싶다고 했지만, 결국 평소와 같았어요. 아무것도 바뀐 게 없었죠. 하루동안 보더 길게 촬영했다고 생각해서 아침엔 더 짧게 씬을 썼어요. 하지만 결국 조절하기 힘들었어요.


시간순서에 따라 쓰더라도 편집에서 다시 배치하지 않으시나요? 아니면 몇몇은 삭제하시거나요. 영화 말미에 하나의 장면-김민희가 컴퓨터 앞에서 대화하는 씬- 은 처음 시작 장면에서 온 것 같은데요.

우리는 스크린에 관객이 보는 순서 대로 장면을 찍어요. 어떤 영화든 특별히 중요한 씬은 없어요. 이야기한 장면은 임의적 흐름에 따른 것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듯한 인상을 받도록 하고 싶었어요. 몇 시간 전, 아직 모두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아직 뭔가 기대할 만한 게 있는 순간이요.


주인공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모두 잊은 듯한 마지막 신은 아주 이상한데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왠지 모르겠지만, 이 남자가 기억을 못하는 이유를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주 이상하죠; 이 씬을 촬영하기 전부터, 기억을 잃은 이 남자의 이야기는 나에게 본질적으로 와닿는 면이 있었어요.(잠시 깊이 생각에 잠긴다,ndlr) 영화에서 다른 시간이 서로 섞이는 것과 상관있죠. 모든게 아주 현실적이죠.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시간성이 얽혀있는 거죠-과거, 현재, 미래- 시간성은 더 이상 가장 중요한 게 아닌게 되죠. 아주 현실적인 부분이 정말 일어난 일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이 영화의 서로 다른 몸 덕분이죠. 이 마지막 씬이 그러한 영화 속에 모호한 시간성을 보여주기를 바래요.


지금은 맞고 그 때는 틀리다 를 보면 감독님이 정면으로 현실주의를 표현한 듯 한데요. 최근작에 보다 그러한 경향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만.

삶에서 사랑은 가장 강한 요소죠. 모든 것을 바꿔놓죠. 인터뷰 시작할 때 말씀드린 것 같이, 이제는 보다 의견을 확실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전에는 감히 그럴 수 없었기에, 그런 변화는 내게 아주 중요하죠. (긴 침묵) 엄마가 직장에서 늦어지거나 집에 없을 때 아이는 결핍을 느끼죠. 만약 그 아이의 친구들이 아주 간단한 걸 요구해도 싫어하죠. 말도 안되는 이유로요. 가장 친한 친구가 부탁하더라도, 거절할 겁니다. 시간이 지나고, 엄마가 돌아와서 안아주며 애정을 보여주고 나서야, 친구들의 부탁을 기꺼이 들어줄 겁니다. 개인적으로 난 방어적이었고 반복하는 것 밖에 몰랐어요; ((왜 자꾸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거야?)) 앞으로는 사람들이 질문하면, 답을 할 겁니다. 그 답이 나에게만 가치있는 것이더라도요.

인터뷰어 뱅상 말로사 Vincent Malausa 5월20일. 칸 Cannes 에서.


마법

김민희 인터뷰

항상 배우가 되고 싶으셨나요? 연기수업은 어떻게 받으셨나요?

한국 대학에서 연기수업을 받았어요. 좋은 학생인은 아니었지만. 수업도 많이 빠지고, 학점도 안좋았죠. 어렸을 때, 배우가 되려고 하지도 않았고, 영화를 많이 보지도 않았어요. 영화는 자연스럽게 내 인생안으로 들어왔고, 이런 생각이 들었죠. ((안될 게 있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났지만 결국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요. 사고하는 방식만 바꾸면 되었죠. 학력이 필요하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죠 ; ((그래, 시작해보자)) 바늘에 실처럼...배우 경력을 말하기 어려운 게, 경력을 쌓으려고 애쓰지 않았거든요. 이십대부터 진지해지기 시작했죠. 유명한 감독들과 촬영을 할 수 있었죠. 홍상수 감독님과는 네편을 찍었는데, 아주 운이 좋았죠. 앞으로도 작업 할 수 있기를 바래요. 진심으로 흥미를 가지고 시작하려고 해요. 개인적으로 아주 중요한 거죠.


그 후 에서 방법적인 면에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와 다르게 연기한 부분이 있을까요?

네, 자연스럽게요. 다른 감독님들의 영화는 미리 준비된 시나리오가 있고, 스토리보드나 다른 부분들에서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하죠. 예정한 대로 정확히 씬을 촬영하는 게 다반사죠. 그래서 연기에 자유가 없죠. 하지만 홍상수 감독님과는 아주 달라요. 배우들에게 연기에 권한을 많이 남겨놓죠. 롱테이크에 배우들은 이야기 속으로 진짜 빠져들게 되요. 그가 작업하는 방식은 시나리오 없이, 촬영 당일날 씬을 쓰는, 굉장히 매력적이예요. 상상하시는 것만큼요. 첫 촬영일에, 놀라면서 매료당했어요. 이런 생각이 들었죠 ; ((이 사람 대체 뭐지? 미친 짓이야!)) 동시에 조금의 의심도 없었죠. 그리고 그런 방식이 통할 거라고 확신했어요. 임기응변식으로 촬영하는 방식에 놀랐죠. 촬영분을 보면서, 다시 테이크를 갔어요. 그가 말했어요 ; ((네가 정말 고독감을 느끼면 좋겠어. 고독감보다 더 한 감정을 원해.)) 그게 유일한 연기 디렉팅이었죠. 다른 배우 정재영 씨와 연기할 때 도움이 많이 됬어요. 인물을 다른 관점으로 이해하도록 말이죠. 그런 면에서 영화의 첫 부분과 두 번째 부분이 달라진 거죠. 이런 작업은 개인적으로 아주 소중하고 강렬한 경험이예요. 그 당시를 떠올리면, 마치 첫사랑과 같은 강렬한 감정이 느껴져요. 무언가 하늘에 작은 눈꽃같은 이미지를 연상시키죠. 목가처럼. 촬영이 끝날 즈음 마음이 아팠어요. 끝내고 싶지 않았죠.

그 후 를 보면 하나의 씬이 처음과 끝에 반복되는 게 보이는데요. 이 장면도 순서대로 촬영된 것인가요, 아니면 감독님이 따로 재연기하도록 한 것인가요?

순서대로 촬영된 거예요.


영화에서 이전과는 다른 점이 놀라운데요. 당신이 주인공일 거라 기대했지만, 결국 이야기에서 한발 짝 뒤로 물러난 점이요.


확실히 이전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와는 완전히 다르죠. 그 후 에서, 관찰자 의 역이었어요. 항상 봉완이 그의 애인과 무엇을 하는 지 바라보고 있는 거였죠. 그리고 영화 결말에, 상사의 아내와 만나는 장면에서, 증인의 시선이죠.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당신과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도 이 인물은 영향력이 별로 없는 거겠죠. 정말 그녀가 주인공인가? 영화 마지막씬, 그녀가 사무실로 돌아와서 사장이 기억을 잃었다는 걸 알게되는 씬에서는 상황이 급변하게 되요. 현재와 과거가 동시에 공존하거든요. 모든 게 아주 흥미로웠어요. 처음부터 뭔가 이상한 요소가 있었죠.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쓰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 지 알 수 없었죠. 감독님 자신도 몰랐으니까요. 사실, 촬영하면서 아름의 역활이 극전개에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할 지 정했어요. 그가 특별한 이유죠.


거짓말에 대한 영화라고 하면, 당신의 역활이 꼭 진실의 편은  아닌 듯해요.

감독님을 보면서 느낀 점이죠. 진정성이요. 그 자신에게서부터 나오는 요소들로 이야기하죠. 그의 영화들은 점점 더 개인적인 게 되어가는 듯해요.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거죠.



영화가 거짓말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봤을 때, 배우로써 이야기의 진실을 알고 있었나요? 감독님이 끝까지 뭔가 말해주지 않은 게 있었나요?


제가 질문하더라도, 솔직하게 말재주지 않았어요. 항상 자신도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했죠. 그가 모르니, 저도 모를 수 밖에요.


몇몇 씬은 아주 길게, 롱테이크로 촬영되었어요. 특히 인물들이 종교와 인생관에 대해 말할때요. 어떻게 연기하셨나요?

중식당 씬에서, 아주 인상적이었던 햇빛에 대해 말했죠. 오전 10시에 시나리오를 받았고, 거의 5분 정도의 분량을 촬영해야 했죠. 대사가 꽤 많았기 때문에 외울 시간이 필요했고, 정오 즈음에 촬영을 시작했죠. 해가 지기 때문에, 두 번의 테이크로 끝내야 했어요. 맘에 안든다고, 다시 테이크를 가자고 했지만, 감독님은 좋다고 했어요. 가끔 감독님이 그 다음날 재촬영할 때도 있었지만, 그땐 아니었어요. 결국, 두 번의 테이크로 끝났고, 첫 테이크가 편집에서 사용되었죠.


신이나 종교에 대해 말하는 씬에서 개인적 경험을 이야기했나요?

아니요, 전혀요. 사전에 미리 말했던 부분이예요. 오전 10시 스크립트를 받았을 때, 이렇게 동의했죠; ((그래, 좋아요, 그걸 주제로 말하도록 해요.)) 결국, 흔한 대화 주제는 아닌 관계로 대사를 외우기가 힘들었어요. 감독님은 우리에게 믿음에 관해 한시간 동안 설명했어요. 아이디어를 이해해야 했으니까요.


지난 해 칸 영화제에서 아가씨 로 초청되었을 때, 클레어의 카메라 를 촬영했는데요. 즉흥적인 것이었나요, 아니면 그래도 사전준비가 있었나요?

아뇨.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그냥 생긴거예요. 이자벨 위페르가 있었고, 저도 그 자리에 있었구요. 프로젝트는 그렇게 생긴 거예요.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었는데, 동시에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한 편은 페스티발에, 다른 한편은 촬영이라는 경험이죠. 처음엔 좀 회의적이었는데, 영어로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감독님은 그저 외국인을 연기하는 거라고 저를 안심시켰죠. 유일한 연기 디렉팅은 소녀같은 여인을 연기하라는 거였죠. 순수하고 무지한 면이요. 그래서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죠. 그리고 이자벨 을 만났을 때, 그녀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를 너무 좋아한다고 말하더군용. 촬영에서 분명히 언어적으로 실수가 있었을 텐데, 그녀가 아주 친절하게 대응을 해주었죠. 어떤 단어에 발음을 하기 어려워서 계속 실수할 때, 내게 와서 발음하는 것을 도와주었어요. 제게는 아주 좋은 기억이죠.




밤의 해변에서 혼자 에서 당신이 바 앞에서 환한 조명안에 노래하는 씬이 잊혀지지 않는데요. 어떻게 그런 감정을 이끌어낸 건가요?

아주 어렸을 때 부터, 노래를 새로 배우는 게 어렵지 않았어요. 그 때부터, 감독님이 들려주고 싶은 게 있다고 방으로 불렀어요. 그는 항상 피아노 건반을 가지고 다니죠. 잘 기억을 해보라고 하면서, 멜로디를 들려주기 시작했죠. 내 아이폰으로 녹음을 했어요. 클레어의 카메라에서, 숫자송이 나오는 데 역시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거예요. 그가 술을 마실 때면 항상 기타로 즉흥송을 만들곤 하죠. 정식으로 음악을 배운 적은 없지만, 그가 만드는 멜로디는 영화와 너무 잘 어울리죠. 자주 그는 내게 기타나 피아노를 연주해보라고 권해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에서, 다리를 걷고 있을 때 기차가 지나갔죠. 어떤 멜로디가 떠올랐고, 아주 놀라운 혀과가 생겨났죠. 저로선 그의 작업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노래부르는 게,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된 거죠.


서울에서 그가 기타치는 걸 찍었는데....보여드릴께요.

(크게 웃는다) 이자벨 위페르에 관해 칸에서 촬영된 프로그램을 본 지 모르겠는데, 홍상수 감독에게 영상메세지를 요구했을 때요. 그가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그냥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고요. 그게 바로 이거예요.



밤의 해변에서 혼자 를 보면, 그 후 처럼 당신이 연기한 인물들은 매우 연약해보여요. 어떤 비난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죠. 하지만 어느 순간 아주 강해보이는데요. 인물들의 다양한 기질을 어떻게 연기했나요?

감독님 영화들의 인물들은 정형화되지 않아요. 어떻게 변할 지 아무도 모르고, 다른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런 방식을 다른 감독들에게서는 찾아보지 못했어요. 인물들에 홍상수 식 폭로가 있죠. 그 후 에서, 관찰자 였다가, 어느 순간 그렇지 않아요. 아주 자극적이죠. 감독님은 마술사 같아요, 우리의 작업은 마술이죠.

조아킴 르파스티에 Joachim Lepastier 벵상 말로사 Vincent Malausa
5월 20일. 칸.
번역 김아람

기사번역 잠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