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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22 필립 라메트Philippe Ramete_침략의 계획

필립 라메트Philippe Ramete_침략의 계획

 혹시 당신은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은 적이 없는가? 투명인간으로? 아무도 모른 채로 ? 2011년 10월 3일까지, 필립 라메트는 세트 현대미술 센터le centre régionale d'ar contemporain(CRAC)에서 최근에 완성한 여러점의 작품으로 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에서 그의 작품 세계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감춰진 문의 비밀을 파헤친다. 분명히 다른 국면을 향하고 있는 필립 라메트이다.


■ 필립 라메트는 항상 무언가로부터 피하려는 듯한 인상을 준다.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각주:1]의 뒤를 잇는 듯, 그의 풍경은 고독해보인다. 그는 스스로 정한 물리적 법칙을 엄격하게 고수하며, 세상을 제대로 된 시선으로 거의 보지 않는다. 논리에서 벗어나기로 한 그는 지상을 그 첫 실험장소로 삼는다. 몸을 90도로 기울여(종종 180도) 산을 걸어올라단다. 혹은 산은 벽이나 하늘로 변하며, 이를 유희로 즐긴다. 쥘 베른의 행적을 뒤쫓듯, 필립 라메트는 해저를 탐험한다. 아마 군중으로부터 벗어나 재충전을 위한 고독을 열망하는 지 모른다. 그의 작품은 적막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해석되기도 한다.
 현재, 필립 라메트는 또 다른 것으로 도피한 듯하다. 작가는 도주 중이다. 흑백영화에서 마피아나 비밀 경찰이 처단하듯, 시멘트 덩이에 두 발을 집어넣어 대범하게 항구의 밑바닥으로 가라앉는다. 그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위장술이다. 또, 증명사진을 새로 찍으며 은밀한 자로 가장한다. 그는 아무도 본 적이 없는 누군가가 되기 위해 대머리, 장식 사슬, 안경, 폴로셔츠로 가장한다. 검은 양복, 흰 와이셔츠, 넥타이는 댄디한 의상으로, 공적이다. 이런 차림으로 작가는 대중 속에서도 유독 눈에 띈다. 그의 행위 사진 덕분에, 지난 몇년 에 걸쳐 그는 이제 너무도 잘 알려진, 잘 보이는 사람이 되었다.
 이전의 작업인, 그림자L'ombre(de moi-même) 를 보면 지금의 급반전을 예고하며 알리는 것임이 틀림없다. 라메트가 마치 갑자기 증발한 것처럼 옷은 눕혀져 있고, 둘둘 말려있다. 의복 옆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코르뷔지에의 모뒬로르[각주:2]를 상기시킨다. 게다가 이 그림자는 마치 작가가 아직 그 곳에 있다고 암시하는 듯하다. 물론 투명인간으로써 말이다. 그래서 빛이 그를 통과할 수 없는 것처럼. 갑자기, 작품에 붙여진 바와 동일하게 그림자가 암시하는 것이 아닐 거란 생각이 든다. 성인 바르텔리미Saint Barhélémy 가 그랬듯이, 그의 피부를 벗어놓고 간 것이 아닐까. 틀림없이 의상에 천착하는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동시에 이것저것 걸치면서 캐릭터를 만드는 것 또한《그 자신의 그림자》로 되는 과정인 것이다. 이제 우리는 라메트

가 도망하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건 바로 라메트, 그 자신인 것이다. 혹은 20여년 가까이 담금질해온 이미지들이다. 그의 복제품, 쌍둥이, 아마도 그의 《오를라horla[각주:3]》인 것이다.
 그의 투명인간 수법은 계속된다 : 엿보는 자le Voyeur(2011) 는 흰색의 커튼 뒤에 숨어있는 조각이다. 관객은 커튼 밑단에 보이는 신발과, 천에 뚫린 구멍으로 보이는 두 눈으로 어수룩한 침입자의 존재를 감지한다. 마치 카톨릭에서 개종한 스페인 비밀위원회나 베로니카의 천[각주:4]을 연상케도 한다. 또, 천 뒤로 사라지는 마술이 생각난다. 라메트는 마술을 부르기 때문일 것이다. 공중 부양하는 신체를 보면 인도 출신의 마술사같다. 목재와 금속 조각은 19세기 마술사들(장-으젠 로베르-후딘[각주:5])의 장치들에 가깝다. 그가 사용하는 사진술이 20세기 초부터 마술로 여겨졌음에도 불구하고 : 홍콩 만에서 찍은 사진작품, making off du Balcon 이나 수중을 산책한다던가 하는 사진을 보고, 어떻게 체인을 몸에 감고 가라앉아 탈출하기를 바라는 것을 숨을 참고 보는 해리 후디니[각주:6]의 공연을 연상하지 않을 수 있는가?


흔적을 없애기
사라지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거기에 다시는 찾지 못하도록 흔적을 없애야만 한다. 추적하지 못하도록 흔적을 여기저기 흩뜨려놓는다. 비극-희극 초상 Portrait tragi-comique(2011)은 이중적이 아닌 삼중의 이미지다. 정면의 얼굴은 앞뒤가 맞지 않게 찡그리고 있다. 그리고 조각으로 넘어가면, 슬픔과 기쁨의 표현이 동시에 섞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전의 중세에 어떤 성상화가 예수의 얼굴을 삼면으로 묘사한 처럼, 삼위일체를 상징한다. 또한 어윈 파노포스키[각주:7]  에 의해 연구된 시그넘 트리시풋Signum Triciput 의 형상을 생각할 수 있다. 하나의 같은 머리에 세 명의 다른 연령대의 삶이 공존하는 것이다.. 이 라메트의 비극-희극 초상 Portrait tragi-comique은 양분화되어서, 존재는 하나라는 우리의 생각이 틀렸다고 말한다. 같은 신체에 여럿의 존재가 있고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전시를 보면, 항 우울증 약의 효과를 보는 듯할지도 모른다. 
 만약 여기에서 천체물리학이나 양자물리학의 이론을 염두에 둔다면, 이렇게 흔적을 없애는 것이 가장 짧은 지름길은 아닐 것이다. 줄타기 곡예Funambule 는 여러 곳에 설치된 조형물이다. 천장 높이 설치한 줄에 12개의 정류소를 설치하고, 하나의 선이 허공으로 돌아간다. 이미 익히 알고 있듯, 물리적 법칙을 벗어난 일이다.
 이 뱀의 또아리같이 구부러진 길은 호르헤스 루이스 보르헤스의 두 갈래의 오솔길 을 연상케한다. 미궁이나 특히 비선형의 개념이 그렇다 : 《뉴튼과 쇼펜하우어를 제외하고, 우리의 선조들은 시간이 전일하며 단일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어지러울만큼 교차되면서, 수렴하거나 평행하는무한한 시간의 연속을 생각했다. 이 시간의 선로는 가까워지거나 갈라지고, 끝기면서 모든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여기에 우리의 대부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 당신이나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서, 반가운 점은 당신이 내게 올때이다 ; 다른 정원의 어느 곳에서는 죽음을 맞이할 지 모르다 ; 또 다른 곳에서 같은 말을 하는 것은 실수이거나 유령일 것이다. 》 필립 라메트의 최근 조각 거울 너머 la Traversée du miroir 는 거대한 거울에 구멍을 뚫어 작가가 팔과 허벅다리를 집어넣는다. 마치 루이스 캐럴[각주:8] 의《거울 속 다른 세계 》처럼.
 라메트가 우리의 세계를 다양하게 파헤치고 평행 세계를 펼쳐보일 때, 시-공간 개념으로 우리는 다른 필립라메트를 만나게 되는 것일까? 다른 세계로 갈라지는 길 위에서? 아마 또 다른 라메트-누가 알겠나?-가 장신테 안경을 쓰고 폴로셔츠를 입고 있을 지 모르겠다.■  
   




출처  :  64-page, artpress 381
기사  : Richard Leydier
번역  : PLONGEUR ( zamsoobu )

  1. [Caspar David Friedrich, 1774.9.5~1840.5.7] 요약 독일의 화가. 독일낭만주의 회화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풍광을 소재로 한 그림을 주로 그렸다. 《산중의 십자가》, 《북극의 난파선》 등의 작품이 전해진다.[출처] 카스파르 프리드리히 [Caspar David Friedrich ] | 네이버 백과사전 [본문으로]
  2. 모뒬로르 (Le Corbusier가 황금 분할을 기초로 하여 고안한 건축용 표준 치수) [본문으로]
  3. The Horla" ("Le Horla") is an 1887 short horror story written in the style of a journal by French writer Guy de Maupassant. American horror writer H. P. Lovecraft, in his survey "Supernatural Horror in Literature", provides an idiosyncratic, rather narrow interpretation of the story: Relating the advent in France of an invisible being who lives on water and milk, sways the minds of others, and seems to be the vanguard of a horde of extra-terrestrial organisms arrived on earth to subjugate and overwhelm mankind, this tense narrative is perhaps without peer in its particular department. The story has been cited as an inspiration for Lovecraft's own "The Call of Cthulhu", which also features an extraterrestrial being who influences minds and who is destined to conquer humanity.[1모파상의 많은 환상 단편 중에서 여덟 개의 대표적인 작품을 선택해 소개하고자 한다. 그의 환상 단편들 중에서 가장 높이 평가받고 있는 것은 <오를라(Le Horla)>다. 그런데 <오를라>를 읽기 위해서는 <어느 미치광이의 편지>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어느 미치광이의 편지>, <오를라>(1886), <오를라>(1887) 세 작품은 각기 독립적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연장선 위에 놓인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편의상 1886년판을 <오를라 1>, 1887년판을 <오를라 2>라고 표기한다. 모파상은 1885년 <질 블라스(Gil Blas)>라는 신문에 <어느 미치광이의 편지>라는 단편을 발표했다. 어떤 환자가 자신이 겪고 있는 증상들에 대해 정신과 의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는 이야기다. 인간의 신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너무도 보잘것없는데,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며 무한하다는 것을 깨달은 주인공이 자신의 곁에 있는 미지의 존재를 느끼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어느 미치광이의 편지>는 <오를라>의 탄생을 위한 불씨라고 할 수 있다. 모파상은 1886년 역시 <질 블라스>에 첫 번째 <오를라>를 발표한다. <어느 미치광이의 편지>에서 자신이 피력한 초현실적인 세계에 대한 생각과 주장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독자를 의구심과 혼란 속으로 몰아넣는 새로운 에피소드를 추가한다.그리고 모파상은 일 년 후인 1887년 ≪오를라≫라는 제목의 단편집을 발표한다. 이 단편집 안에 들어 있는 <오를라>에는 <오를라 1>에 등장했던 에피소드에 다른 사건들이 더 보강되어서 분량이 늘어났고, 일기 형식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오를라 2>에서 주인공은 오를라가 점령하고 있는 자신의 집을 두 번 벗어난다. 파리를 방문해서 당시에 유행했던 최면술을 경험하고, 몽생미셸을 방문해서 초자연적인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주인공은 이러한 공간 이동을 통해서 자신이 느끼고 있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확신과 자신의 판단에 대한 의심이라는 양극을 계속해서 왔다 갔다 하게 된다. 미지의 존재를 밝혀내려는 주인공의 시도는 시간이 갈수록 미지의 존재와 벌이는 처절한 사투로 변해간다. 그러나 과연 주인공이 싸우고 있는 대상이 미지의 존재일까? 자기 자신은 아닐까? 이러한 불안한 구조는 주인공이 점차적으로 광기에 빠져들어 가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독자는 주인공의 정신적 혼란이 어떻게 진행되고 극대화되는지 일기라는 형식을 통해 더욱 가까이서 생동감 있게 볼 수 있다.<물 위에서>(1876)는 주인공이 늘 보았던 센 강의 아름다운 풍경과 환경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과정을 통해서 경이로움이 불안과 공포와 만나는 세계를 보여준다. 밤안개에 뒤덮인 신비로운 강의 모습이 인상적인데, 자연의 신비로움이 섬뜩한 공포로 변해가게 된다. 또한 <물 위에서>에 나타난 물, 여성, 죽음의 테마는 <유령>(1883), <머리카락>(1884), <마드무아젤 코코트>(1883)에서 다시 발견할 수 있다. <머리카락>은 죽은 여인의 머리카락에 사로잡혀서 머리카락을 사람처럼 사랑한 남자의 이야기다. 마지막 장면에서 의사가 던져주는 문제의 그 머리카락을 엉겁결에 받아 든 화자(話者)의 당혹감과 호기심은 어쩌면 이 이야기를 읽고 있는 우리들 독자의 모습이 될 것이다.모파상의 세계에서 불안과 공포를 일으키는 것들은 귀신이나 흉측한 괴물, 악마, 뱀파이어 같은 것들이 아니다. 늘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익숙한 것들이다. <마드무아젤 코코트>에서는 집 잃은 개 한 마리가 주체할 수 없는 두려움을 만들어내고, <그 남자?>(1883)에서 주인공이 두려움에 이성을 잃게 되는 곳은 매일 보는 바로 자기 집 거실이다. 평범한 일상이 갑자기 불안과 공포의 근원지로 돌변하는 것이다.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면서, 독자는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비현실인지 모호한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그 불분명의 모호함이 우리에게 참을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을 선물한다. 자신의 이성과 눈을 의심하게 되고, 혼란의 늪에 빠지게 되고, 빠져나오려고 버둥댈수록 더욱 깊은 곳으로 추락한다. <그 남자?>에서 주인공이 두려워하는 것은 어쩌면 두려움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어느 미치광이의 편지>에서 시작된 한 남자의 독백은 마지막에 있는<그 남자?>의 독백과 다시 만나게 된다. [본문으로]
  4. 캄브리아의 기랄두스가 증언하는 바에 따르면, 베라 이콘(vera icon:참된 모습)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어 베로니카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마침내 전설상의 여인의 이름이 되었다고 전한다. 10세기 말~11세기 초에는 로마의 성(聖) 베드로 성당에서 예수의 얼굴이 찍힌 천조각에 경배했다는 기록이 있고, 또 실제로 중세에는 그에 대한 신심(信心)이 대단하였다. 이 전설은 여러 곳에서 전해지고 있는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즉, 베로니카라는 여인이 예수의 초상을 지니기를 원하여 화가에게 부탁, 그녀가 예수를 만날 때마다 예수의 모습을 흰 천에 그리게 하였다. 그러자 예수가 그녀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자기 얼굴 모습이 천 위에 새겨지도록 해주었다고 한다. 또 예루살렘에 사는 경건한 여인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예수에게, 땀을 닦으라고 수건을 꺼내 주었는데, 그 수건에 예수의 얼굴이 찍혔다고도 한다. 베로니카가 실재인물이라는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지방에서 성녀로 받들고 있으며, 어떤 지방에서는 그녀에게 바치는 미사를 거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聖) 보로메오는 밀라노에서 거행되는 전례에서 이런 부분을 삭제하였다. 그 이유는 초대교회의 순교자나 로마 대박해 때의 순교자 명단에 이 전설과 관련된 베로니카라는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 때문이다[출처] 베로니카 [Veronica ] | 네이버 백과사전 [본문으로]
  5. Jean Eugène Robert-Houdin (December 6, 1805 – June 13, 1871) was a French magician. He is widely considered the father of the modern style of conjuring [본문으로]
  6. Harry Houdini (born Erik Weisz, later Ehrich Weiss; March 24, 1874 – October 31, 1926) was a Hungarian-born American magician and escapologist, stunt performer, actor and film producer noted for his sensational escape acts. He was also a skeptic who set out to expose frauds purporting to be supernatural phenomena [본문으로]
  7. Erwin Panofsky (30 March 1892 – 14 March 1968) was a German art historian, whose academic career was pursued mostly in the U.S. after the rise of the Nazi regime. Panofsky's work remains highly influential in the modern academic study of iconography. Many of his works remain in print, including Studies in Iconology: Humanist Themes in the Art of the Renaissance (1939), and his eponymous 1943 study of Albrecht Dürer. His work has greatly influenced the theory of taste developed by French sociologist Pierre Bourdieu, in books such as The Rules of Art or Distinction. In particular, Bourdieu first adapted his notion of habitus from Panofsky's Gothic Architecture and Scholasticism [본문으로]
  8. Lewis Carroll, 1832.1.27~1898.1.14] 요약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쓴 영국 동화 작가 겸 수학자. 유머와 환상이 가득찬 일련의 작품으로써, 근대 아동문학 확립자의 한 사람이 되었다. 어린소녀을 대상으로 많은 초상사진을 남기기도 하였다[출처] 루이스 캐럴 [Lewis Carroll ] | 네이버 백과사전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