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데르 마인호프_Der Baader Meinhof Komplex_Dessin#1.
제작년도: 2008
감독: Uli Edel
출연: Martina Gedeck, Alexandra Maria Lara, Bruno Ganz...
감독: Uli Edel
출연: Martina Gedeck, Alexandra Maria Lara, Bruno Ganz...
우리나라 80년대 민주 학생운동을 연상시킨다. 사실에 기초한 사건을 영화로 연출할 때, 보다 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속도감'을 부여한다. 기울어진 구도에, 화면 뒷편으로 말을 타고 젊은이들을 쫓는 경찰이 보인다.
총격이 있기 바로 직전, 거리는 평온하다. 하지만 고요한 순간에도 화면은 미적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대체로 색이 바랜 듯한 가운데, 적재적소에 위치한 포인트가 시선을 붙잡는다.
영화를 보다보면 내용과 무관하게도 소품 하나하나를 주의깊게 보게 된다. 스스로도 빈티지 소품에 애착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모른다. 그 절제된 선에서 차가움을 느끼기보다 아늑하고 편안한 감성을 느껴서 일 것이다. 어쩌면 같은 흑색이지만, 일본의 젠스타일의 절제미에서 보다 강인함을 느끼는 것은 그 이면에 인간으로써 저지를 수 있는 조금의 틈도 허락하지 않는 정신성을 발견했기문인지도 모른다. 일본문화에서는 대체적으로 인간의 육체를 정신보다 아래에 두는 듯하다. 인간을 초월한 신을 각 가정마다 마련된 신단에 모시고 그 신에 복종함으로써 가까이 가고자 한다. 신념을 위해서 할복을 한다. 영혼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인형을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다. 예절과 격식이 엄격하다. 우리나라도 그러한 예를 중시하며 엄격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다 인본주의적 성격이 강하다. 지켜야 할 것은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궁지에 몰리면 살아가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타협이라면 타협, 융통성이라면 융통성이겠다.
다시, 영화로 돌아오면 바데르 마인호프는 1960년대 정부에 대항한 독일의 정치적 집단 RAF(Rote Armee Fraktion)이 생기게 된 시점부터 소멸될 때까지를 다룬 영화다. 타이틀은 집단의 핵심세력이었던 안드레아스 바더와 울리케 마인호프의 이름을 합한 바데르 마인호프(집단의 별칭이었기도 한)를 그대로 썼다. 외화를 수입할 때 원작의 타이틀이 의미의 중요성과는 상관없이 제멋대로 바뀌기도 하는데, 어쩐 일인지 바뀌지 않았다. 흥행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때문일까. 예를 들면, <바데르와 마인호프의 혁명 사랑> 이런 식으로 약간 로맨스가 있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주려고 애쓸 수도 있었는데 다행이다.
가녀린 소녀가 권총을 들고 있고,그 앞 테이블에 콜라가 있다.주방과 혁명이 공존했던 시대.
화면 안의 모든 요소가 조응하고 있다. 인물들의 자세에서 미묘한 심리차이가 느껴진다. 한명은 벽에 기대어 상황과 무관하게 몰두하고 있는 듯하며, 다른 한 명은 동의를 구하거나 반응을 기대하며 몸을 기울인다. 간소하게 꾸며진 공간에서 작은 움직임도, 작은 변화도 쉽게 눈에 띈다.
마인호프가 갇힌 가운데, 집필하는 장면.
폐쇄적이며 맥락에서는 비극적 성격의 공간이지만 분명 빛의 연출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가운데, 스탠드조명을 중심으로 빛이 주변부를 향해 차츰 줄어들면서 암흑으로 바뀐다. 그 외 보조 조명으로 화면 왼편에 침대 매트리스 주변에 전구가 있고, 화면 오른편에 티비 브라운관에서 새어나오는 조명이 있다. 인물을 최대한 멀리 잡고, 그의 그림자가 우레탄 바닥에 길게 반영된다. 인물이 무언가에 굉장히 집중하고 있는 동시에, 관객을 그녀를 품고 있는 화면에 집중하도록 한다.
<Dessin #2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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