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클 분미; 아피차퐁 위라세타쿨과의 인터뷰
원제(:Uncle Boonmee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
2010
Apichatpong Weerasethakul
고요한 일요일 아침, 아피차퐁 위라세타쿨의『엉클 분미, 전생을 기억하는 자』가 칸을 빛냈다. 칸 영화제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기억될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이다. 하마터면 이 전당에 오르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을지 모른다. 바로 태국의 방콕에서 《공산당》과 경찰등 사이에 벌어진 분쟁으로 그의 출국이 불가피했었기 때문이다. 이제 드디어 영상을 볼 차례가 되었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무엇인가요?
2007년, 『Syndromes and a Century 』프로젝트 진행 중 제작자인 사이몬 필드(Simon Field)와 키스 그리피스(Keith Griffith)와 다른 프로젝트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Primitiv》전시를 하는 동시에, 혹은 이전에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모든 것은 한 승려가 쓴 윤회에 관련한 역사문집을 읽고 나서였습니다. 나는 지역과 관련해서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한 지역의 주변 경관, 그리고 그 곳에 사는 사람들에 관해서이죠; 내 고향을 가로지르는 메콩강을 따라 우리는 길을 떠났어요. 그리고 그동안에 계속 분미에 대해서 우리는 생각을 했죠.
각종 조사를 하고, 그들의 과거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연구했어요. 그러다가 사람들이 말하는 것 중에 나를 사로잡는 기억이 있었죠. 뭐냐면, 세 명의 아들을 둔 분미가 있었는데, 그들은 나부아마을에 살았어요. 거기서 나는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그리고 그것을 이후의 전시를 위해 그곳에 머무르기로 했습니다.
■당신이 원작을 바탕으로 한 것은 이 번이 처음입니다. 원작의 구조에 상당부분을 차용했나요? 아니면 단지 영감의 일부분이었나요?
영화는 원작의 단순한 각색이 아닙니다. 거기서 영감을 받은 것이지요. 원작은 매우 아름답고, 수작이지만, 동시에 내러티브가 강해요. 기억이 불쑥 나타나는 것이 아니예요. 나는 겨우 영화를 끝냈고, 그것이 성공할 지도 사실 확신을 하지 못했죠. 당신이 만약 편집을 위해서 촬영본을 몇백번이고 되돌려본다면, 아마 보는 것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할거예요. 그렇게 나는 편집자하고 아주 가까이 작업을 했어요. 마지막으로 편집을 간신히 마치고, 영화제의 경쟁위원회에 보냈을 때 우리는 서로 바라보면서 이렇게 물었죠.
《이 편집기계하고 나하고 좀 닮지 않았어?》
엉클 분미는 원작과 윤회설에 의해 영감을 받았지만, 내 유년시절의 영화에 대한 기억도 묻어있어요. 코믹북과 텔레비전 드라마같은 것들이요. 나는 이 모든 것에 대한 시나리오를 쓴 것이예요. 그건 일종의 도전이었죠.
■당신의 영화에서, 『Tropical Malady』의 첫 도입부는 종종 다음 부분의 소개로 이어집니다. 엉클 분미에서는 곧바로 다음 시퀀스로 이동합니다. 아주 빠르게 말이죠.
맞아요. 그건 기억처럼 우리가 과거에 대해 떠올릴 때 두뇌작용에 대해 생각해보면 됩니다.뇌는 일정한 순서없이 무작위로 작용하기 때문이예요. 그리고 처음에 두 개로 나뉘어지는 구조에 대해 생각했었지만 스스로 다른 것을 찾아야 한다고 자문했어요. 영화는 기억의 출현, 그리고 소멸에 대해 말합니다. 영화는 태국에서 촬영한 마지막 작품 중 하나입니다. 나는 유년시절을 환기시키는 것들에서 출발하고 싶었어요. 코일을 풀듯이 하나씩 그 구조를 찾기 시작했어요. 각각의 코일은 다른 스타일이 있어요. 영화는 6개의 코일로 나눠지고, 촬영을 하는 데에서 각각 다른 스타일을 갖도록 고심했습니다. 배우의 연기, 조명 등등에서요. 분절되었기 때문에, 아마 구분하기 쉬었을 거예요. 하지만 하나의 연결고리가 있죠. 그건 더 알기 쉽죠.
■그렇다면 그 각각의 시퀀스의 주요 요소는 무엇인가요?
우선 이전 영화의 맥락에서 보면 내 전생이라고 볼 수 있죠: 자동차, 동물, 집에서 이야기하는 삼촌...롱테이크로 찍은 이 장면은 기록의 일종입니다. 다른 시퀀스에서, 편집은 기존의 방식을 따르죠.
두번째로는 고전 드라마의 스타일을 인용한 것입니다.
세번째로, 타카리나 농장 시퀀스에서 볼 수 있는 것인데, 이것이 더욱 다큐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다소 프랑스적이죠. 왜냐하면 일광을 이용하였고, 순수하게 거기서 오는 콘트라스트가 있으니까요.
네번째로는, 공주의 의상입니다. 이 의상은 기존의 고전 드라마에서 쓰던 방식 그대로입니다: 정글이 나오지만, 인위적이고 잘 꾸며진 정글인 것이 마치 드라마 세트라는 것을 드러내죠. 마치 블루필터로 촬영된 아메리카 무비의 밤장면처럼 말입니다. 거기서 우리는 종종 인물에게 몰입을 하죠.
마지막 시퀀스는 내 영화들에 대한 회고입니다. 무색의 중립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다큐멘터리는 아니예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인물이 찰나에 나타나기도 하니까요: 아마 관객은 카라오케와 호텔 방의 이야기 중 어느 것을 따라야 하는 지 모를 것입니다. 영화에는 중첩되는 현실이 있어요. 저는 일시적인 것과 현실을 섞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나는 일부러 이야기를 구상하지 않았고, 인물을 고안하지 않았어요. 단지 계속 함께 작업했던 배우, Sakda Kaewbuadee 와 Jenjira Pongpas에게 집중을 하였어요. 왜냐하면 이 영화는 변화에 관한 영화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두 사람 모두를 변화시켰기 때문이예요. 그들은 사건의 목격자였고, 분미의 죽음을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영화는 분미와 나 자신의 기억의 혼합물입니다.
■당신은 고전영화, 텔레비전에 대해 정확히 무엇을 소재로 삼습니까?
특정한 영화는 없습니다. 나는 내 수집목록을 재차 뒤지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그보다 내 기억에서 출발하는 것을 선호하죠. 대부분 텔레비전에 관한 것이죠. 1970년대에 태국은 밝은 조명에 형편없는 배우들이 나오는 16미리 영화가 유행했었습니다. 그게 바로 두번 째 시퀀스에서 언급한 기억입니다. 보시다 시피 말이죠. 해석은 완전하지 못합니다.
■시나리오와 실제 영화와 많은 차이가 있습니까?
시나리오는 영화와 다른데, 보다 선형적이죠. 촬영하는 2~3일 동안 러쉬프린트를 보았는데, 좀 명확히 파악이 되더군요.
시나리오에서는 이야기가 다른 순서로 배치되었지만, 이 후에 기억은 늘 변한다는 것에 대해 말하기 위해 추상적인 요소를 추가했어요. 영화는 그 스스로 고유의 생을 가지고 있고, 스타일을 말하고,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말합니다. 그것은 너무 설명적이기 때문에 나는 좀 어렵더군요.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우리는 사건의 순서대로 촬영을 했어요: 어딘 가에서 어떤 것이 곧 사라질 수 있다고 느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될까?
영화에서 아주 중요한 변화는 음소거 상황이 끝나는 부분이예요. 처음에는 영화의 도입부에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3명의 인물이 계속 하찮은 일에 대해 말합니다. 우리는 후반작업에 삽입했지만, 지루해지기만 할 뿐이었어요. 관객들의 상상력에 장애물이 되었어요.
그래서 그것을 제거했습니다. 저는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어요. 이미 예전에 단시간동안 그런 음소거를 사용한 경험이 있었죠.
■당신은 어떻게 '유령'을 생각해냈나요, 그리고 특수효과는요?
그것은 좀 시대에 뒤떨어지는 방식이었어요. 분미의 아내유령이 나타나는 것은 거울을 이용했어요. 마치 고전드라마 수법같이요. 아주 괴상하고, 단순하면서, 그리고 컴퓨터효과보다 비용은 더 들었어요.
예를 들어, 아주 거대한 거울이 필요했는데 조명을 비추려면 까다로웠어요. 갑자기 우리가 여태 하지 않았던 계획들이 있었지요.
■『Tropical Malady』에서 결말은 일상이라기보다 이미지로 끝맺었습니다. 하지만 엉클 분미에서는 이미지라기 보다 일상으로 끝납니다.
방식이 조금 다른 겁니다. 관객이나 저나 결국은 현실로 돌아오는 겁니다. 하지만 그 현실은 허구이지요. 모든 영화는 허구입니다.
태국에서 누군가 죽으면 그에 대해 글을 남깁니다. 호텔씬에서 jenijira는 '나는 죽어가는 사람에 대해서 아는 게 없어요.'라고 말했어요. 그러니까 영화 속에서 연기를 하는 것은 거짓말을 하는 셈이었죠. 그리고 호텔씬의 제일 젊은 여자배우는『Blissfully Yours』에서도 나왔던 사람입니다. 그녀는『Syndrom and the Century』에서의 승려였고, 아무튼 그녀도 다른 생을 사는 사람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한 생애에서 여러가지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영화 속에서 이중자아를 볼 수 있습니다. 고인의 유령을 나타내는 것보다 더 신경을 쓴 것입니까?
우리는 다른 세계, 그러니까 영적 세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여기서 한 사람을 보더라도, 만약 그 보는 데에 시간차가 있다면, 그 대상이 둘이나 혹은 셋이 될 수도 있는거지요. 그건 마치 반영, 투영과 같습니다. 물에 비쳐진 공주의 그것도 사실은 모두 환영입니다. 영화에 몰두하면서 나온 결과이지요.
■원숭이 유령이 나오는 씬에서 당신이 감독으로써 어떻게 디렉션 하셨습니까? 제가 보기에, 조금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왜냐면 배우들은 아주 놀랐지만 동시에 순순히 받아들이는 듯 했거든요.
그 장면은 기술자에게나, 저, 그리고 배우 모두에게 어려운 장면이었어요. 테이크를 여러번 찍었어야 했죠. 왜냐면 그 장면에서 배우들은 자연스러워야 했고, 동시에 자연스럽지 않아야 했어요. 그래서 그들에게 꾸미지 않은 평소의 모습을 조금 간직하되, 예전에 봤던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면서 연기를 하라고 하니 더 나아졌었습니다.
■다른 때보다 테이크를 여러번 찍었나요?
네. 우리는 16미리로촬영하기 때문에 여분이 있었습니다. 후에 편집된 장면이 많은데, 공주가 나오는 씬은 더욱 그러합니다.: 예를 들면, 원래 장면에서 공주가 누워서 아기를 낳고, 이 아기가 물고기인지, 사람인지, 괴물인지를 몰라 혼란스러워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우리는 인도영화의 영향을 받은 장면을 촬영했었습니다. 생이 처음 시작하는 그 순간에 대해 표현을 하고 싶었고, 실제로 매우 좋았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동시에 현미경으로 원생동물을 촬영을 했습니다. 아마 당신은 분절되고, 움직이는 입자를 보셨을 거예요. 하지만 그건 과학적이고 영화에 삽입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그 것을 이용하는 것을 즐겼었지만, 사실상 불가능했었습니다.
■원숭이 유령씬에서 붉은 눈이 두드러집니다. 혹시, 미야자키의 『모노노케 히메』를 생각하셨나요?
아닙니다. 대신, 이전의 정글을 다룬 고전영화를 다시 생각했습니다. 밤에 정글에서는 호랑이의 눈이 붉게 빛나지요. 투르네의 『Cat People』을 생각했죠.
■승려의 책에서, 원작자가 정확히 묘사했었나요?
원작에서, 그는 자신이 물소로 태어났고, 의식이 있었다고 합니다. 태국에서, 사람들은 다음 생에서 인간, 동물 혹은 유령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승려는 한번은 물소로, 다른 한번은 유령으로 태어났나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확히 묘사하는 바는 없어요. 그래서 영화에 대한 기억을 가진 자를 상상했어요. 영화는 일종의 그에 대한 기록이고, 삶의 기록과 겹쳐지는 것이지요.
■공주의 이야기, 혹은 메기의 이야기에서 유래하는 겁니까?
그 장면은 고전 영화에서 말하는 동물에서 차용한 것입니다. 하지만 예전의 것에는 섹스장면이 없었지요. 내가 덧 붙인 겁니다(웃음). 나는 그게 잡종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생과 출생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니 이런 짝짓기 장면이 있어야 했습니다. 모든 요소는 분리되지 않고, 단지 결합되어 있어요: 원숭이 유령은 다른 원숭이 유령과 짝짓기에 대해서 말하죠. 그 순간 그는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고, 다른 종류로 변환되는 겁니다.
■당신은 어떻게 음악을 선택하셨나요? 마지막 곡은요?
영화는 이전의 작품보다 단순했습니다. 단지 1970-80년대의 감성을 떠올리게 하고 싶었습니다. 존 카펜터를 상기시키는 것들을 이용하면서, 정글의 소리들을 사용했습니다. 동시에 전자음악도 사용했어요.
마지막 곡은, 어디 한번 떠올려보죠...
나는 그게 쉼표가 되길 바랬어요. 몇년 전에 유행했던 곡입니다. 솔직히 말해 가사는 그렇게 상관이 없어요. 단지 리듬만이 중요했죠.
■당신의 다른 영화에서처럼, 정치적 현실이 있습니다.(라오스의 상황도 같이요)
《Primitive》의 설치작품과 같은 맥락입니다. 영화버전이라고 할 수 있죠.태국의 북동쪽을 여행하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그 주민들, 피난민들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군인들과 공산당원들 사이의 충돌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이 지역을 기억하게 하니까요. 서로 다른 세계, 다른 이데올로기, 다른 움직임을 드러내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한편, Jenjira의 아버지는 정부로 호송되었는데, 공산당원을 사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반-공산운동을 위해서였죠. 저는 이 이야기를 영화에 쓰기로 했어요. 바로 베트남에 의해 모국이 피해를 입은 라오스피난민들의 이야기죠. 나는 한 영화 속에서, 우리가 현실에 대해서 떠올리는 것과 희망에 대해서 떠올리는 것을 섞고 싶었습니다.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사람들이 겪은 것을 비디오로 기록하죠. 이 것이 영화에 제가 삽입하는 것이고, 단지 모든 것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예요. 하지만 그것들을 상기시키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는 전생에 대해 기억하는 것처럼 이전의 전쟁에 대해 기억합니다.
맞아요. 바로 그겁니다. 저는 다큐멘터리를 찍거나 그것들을 모두 기록하고 싶지 않습니다. 자, 보세요. 내가 말하고 있는 것은 엉클 분미입니다.
-인터뷰, 스테판 드롬 Stéphane Delrorme 과 장 필립 트세 Jean Philippe Tessé,
아피찻퐁 위라세타쿨, 2010. 5.23, 칸에서-
10page. 2010.6. Cahier du Cinéma. Nº657
번역: 잠수부
'제1장(2011-2024)♬안녕, 영화야(;Bonsoir, Cinéma!' 카테고리의 다른 글
Splice스플라이스-약 500만분과103분 사이 (0) | 2010.12.25 |
---|---|
하하하 Hahaha / 홍상수, 2009 (0) | 2010.12.06 |
냉소에의 찬양 Coffee and cigarettes (0) | 2010.08.30 |
삼등과장 / 1961, 이봉래 (0) | 2010.08.09 |
Le fils de l'épicier (0) | 2010.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