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Hahaha / 홍상수, 2009
;이순신 장군에게 '항상 아름다운 것만 보려 한다'는 말을 듣는다. 말 자체로는 좋은 뜻인데,
어쩐지 이 맥락에서 상당히 뜬금이 없어 보인다. 문경의 자기위주의 해석하는 버릇이 나온다.
ㅣ;어머니한테 맴매를 맞는 문경. 에잇, 한심한 놈아! 영화를 보는 누구라도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돌이켜보면 나조차도 엄마한테 주제넘었던 적이 한두번은 넘는다. 아니 수두룩하다.
그래도 이 장면이 씁쓸한 웃음이 나는 건, 저 문경의 두껍고 못생긴 주름때문이었거나,
엄마의 팔이 너무 가녀린 탓에 전혀 아플것 같지 않은 매질 때문이다.
';ㅣ;'ㅣ
중식의 덥수룩한 머리. 두꺼운 검은 뿔테 안경의 옆모습이 '나 골방에서 책만 봤소'고한다.
ㅣ성옥(문소리)는 내심 정호에게 신비감이 뒤섞인 경외심이 있다. 그리고 '지성'에 대한 환상과 허영이 있다. 겉으로 당당하게 보이지만, 속으로 남의 눈치를 보는 면도 많고, 일반적인 사회 성의식에 따라 행동하려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문경을 마치 무개념 변태처럼 보지만, 점차 자신이 규정한 틀은 쉽게 깨지고 문경에게 마음을 연다. 뼛속까지 차가운 것 같았지만, 사실은 주변상황에 쉽게 동화되는 타입이다.
이렇게.
바보같이 얄미운 정호의 웃음.
유쾌하다기 보다 어쩐지 한껏 차가워져버린 기분이 든다. 마치, 이것도 영화이지만, 반-영화, 반-허구라고 외치는 듯. 하지만 나는 역시 외치는 소리는 그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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