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 /2009/ 노영욱 vs A Serious Man/2009/ Joel. Ethan Co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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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2009/ 노영욱  
★★☆        

A Serious Man/2009/ Joel. Ethan Coen
★★


최근에 영화를 보고 이렇게 웃어본 적이 없다.

전적으로 주인공의 어리버리하고 수습이 안되는 오지랖에서 발생한 웃음이다.

거침없이 궁지로 빠지는 낮술의 주인공은

 최근에 본 'A Serious Man'의 Larry 와 겹쳐진다. 하지만 저 혁진의 수 많은 빈틈, 아니 오히려

커다란 구멍을 자처하는 저 혁진이 보여주는 바는 오히려 삶에 대한 시적인 아이러니랄까.

반면 저 미국인은 조금 더 급진적이고 고약한 구석이 있다. 천성이랄까. 분명히 말로 풀어내기에 부족

하지만

본능적으로 감지되는 그 무엇에서 낮술의 주인공에 보다 큰 친밀감을 느끼는 건

Larry가 악해서가 아니라 혁진의 에피소드에서 더 크게 공감을 하기 때문이다.

너무 사람을 쉽게 믿어버리고, 사람 봐가면서 멍석깔아야 하는 눈치가 조금 없으며,

위기상황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리는 사람이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예쁜 여자'에게 약한 속 없는 사람이다.

반면 Larry는 위선적이다. 왜냐고? 그는 자기의 불행을 '합리적'으로 설명받기를 원하고

현실에 분노하기 보다, 분노하면서 감정에 솔직한 평범한 사람이기 보다 자신의 불행이

다른 사람의 그것과 다르게 이유있는 것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희망에 그칠 뿐

랍비의 '왜 이교도의 이빨에 도와주세요 라고 새겨져 있는 지'에 대해 묻는 것과 같이

부질없다. 그렇다.

누구나 곤경에 처할 있다.
그러나 모두가 곤경으로인해 파멸로 이르진 않는다.

남자는 이리도 폭력을 겪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만하다.

그가 구타를 유발해서였을까, 아니면 블랙코미디란 장르에서 오는 우연성 때문에 가미된 요소에 지나지 않을까.

에단과 조엘 코엔 형제가 우리를 대신하여 한심한 남자에 대한

분풀이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우리가 이때까지 주변에서 겪어왔던

남자 같은, 그러니까 답답하고, 사정에 무심하고, 게다가 궁상맞기 그지없는

 
유형의  사람들에 대한 분풀이로 그가 이렇게 비참하게 구겨지고 있다면 그렇구나라고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답답하더라도 그게 죄악 아니다.

그는 범죄를 저지를만한 위인은 아니다. 그에게는 유태교라는 철저한 교리와 가족적인 윤리가

있고
,
이웃끼리 지켜야 예의와 부부간에라도 수가 틀려서 감정을 앞세워 목소리부터 높이지
않는
교양이 있다.

각종 규범과 질서로 무장한 테두리 안에서 그는 하나씩 일이 꼬일 마다 테두리 평지가
걸음 잘못 나가면 끊임없이 추락하는 낭떠러지였음을 느끼게 된다.

영화에서 남자 아니라, 아내, 아들, , 이웃은 모두 수상하다.

그리고 그들 나름대로 진지하다. 단지, 너의 진지한 분야와 나의 진지한 분야가

다를 뿐이며 서로 섞이지 않고, 이해하지 못할 뿐이다.

여기서 관객은 영화를 이야기를 쫓아가기 보다 각각의 인물에 집중하게 된다.

불륜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남편을 쫒아내는 아내, 그리고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아들과 , 모텔에서 임시로 살고 있는 아버지에게 안테나가 고장난 사실만 중요한 아들이다.

성인식을 치르는 것처럼, 전통에 의해 이어지길 원했던 공동체적이고 이타적인 이념은

 
마리화나와 함께 불타고, 아내의 애인이 내민 포도주에 녹았으며,
 
남편의 이웃집여자와의 섹스에서 깨끗이 사라져버렸다.
 
위대한 현자로 기억되는 랍비는 이제 새로운 워크맨을 통해 팝송을 흥얼거린다.
 
그들의 말마따나 팝송의 방탕한 가사는 아직 일탈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는  것.

그들이 일탈은 팝송이지만

우리 낮술의 혁진이 일탈을 꿈꾼 곳은 우연히 만나게 되는 여인의 치맛속이 아니었을까

적어도 내가 공감해 마지않은 란희의 하이쿠가 아니었던 것은

분명하다... 여기 한 구절 기억나는 것을 적으려 한다.

그녀가 고기굽던 숯을 집게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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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무심히 뱉은 말

check Point
: '

이 숯도

한 때는

흰 눈이 얹힌

나뭇가지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