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일지'에 해당되는 글 11건

  1. 2012.08.01 예전에 아르바이트했던 카페를 다시 가보다

예전에 아르바이트했던 카페를 다시 가보다

 

 

 

 

 

 

 

 

 

 

 

 

2011년도 한참 더울 이 비슷할 즈음에

동부이촌동의 한 카페에서 주말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당시, 단지 '커피를 좋아한다' 그리고, '커피를 직접 만들고싶다'는 이유로

덜컥 시작하게 된 일자리였다

주말 3시부터 10시까지 한참 바쁠 때 커피메뉴는 물론이고, 각종 에이드와 버블티, 그리고 스무디, 아이스크림, 심지어 번이나 와플도 직접 구워서 팔았었다.

매우 서투른 솜씨였다.

그래서 소소한 재미를 얻었고, 다시 어쩔 수 없는 피로감이 쌓여갔다.

 

그러다가 맞은 편에 '아자부'라는 일본식 붕어빵과 음료를 파는 가게에 이어,

[잠바주스]라는 건강 생과일 스무디전문점이 생겨나서 눈에 띄게 매출이 줄어갔다.

덩달아 우리 종업원들은 먼 산 불구경 하듯 줄을 서는 맞은 편 가게들을 하염없이 보다가

일이 없어 가게 내에 설치되어 있는 감시카메라를 문득 문득 의식하며

'분주한 척' 연기를 해야했다.

거의 3개월즈음 다 되어가던 중, 매니저가 그만두었다. 그리고 2주뒤에 점잠으로부터 가게업종을 변경할 거니, 그만 일을 정리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여름특별메뉴인 흑임자팥빙수 주문이 들어와 막 떡을 가위로 자르던 참이었다.

 

나는 갑작스러운 통보에 대꾸  할 말을 찾지 못했고, 가게를 나와야했다.

하지만, 나보다 나중에 들어온 신입아르바이트생은 계속 일을 하도록 하였던 점이

석연치 않아 계속 찜찜하던 차였다.

 

몇달 후 나는 일부러 그 곳을 다시 찾았고, 내가 나오던 때 갖들어왔던 아르바이트생이

 또 다른 아르바이트신입을 훈련시키던 모습을 확인하면서 다시한번 씁쓸함을 느꼈다.

 

그래. 핑계였구나.

 

거의 일년여 지난 얼마전, 그 동부이촌동을 다시 찾았다. 그런데, 아기자기한 번들이 그려져있던 카페 대신에, 저런 시뻘건 장식으로 입맛을 자극하는 떡볶이 가게가 스텐광을 번쩍이고 있는 게 아닌가.

 

어쩌면 진심이었을까.

 

처음에는 나를 해고하려는 순수한(?) 의도였다가 정말로 말이 씨가 되듯

가게업종을 바꾼 것일 수도 있겠다.

아니면 가게업종을 처음부터 바꿀 결심을 하고, 내게 진실을 말한 것일 수도 있겠다.

 

하긴, 알아서 무엇하겠나.

 

부질없는 일이겠다.

 

 

'☆메모(;Agenda du jour > 생활(;sur la 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SEORAE village  (0) 2012.10.10
Journal intime 20 Juilet 2012  (0) 2012.07.29
남대문 시장  (0) 2012.07.26
Journal intime 17 Juillet 2012  (0) 2012.07.24
journal intime 06 Juillet 2012  (0) 2012.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