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산다는 것은.

참으로 비천한 일이다.

내일과 일주일 후가 예상이 되는 틀 때문이 아니다.

아무것도 나아질 것이 없을 거라는, 혹은 더 나빠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에 가까운 예상때문도 아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할 수 있을 거야. 언젠가는 하게 될 거라는

무한한 자위행위의 무위함도 너무나 커져버려 그냥 지나쳐버릴수는 없는 것.

세상은 혼자 살아간다고 하지만, 그것이 여과없이 드러나버리면

그 냉혹하고 끝을 모를 두려운 감정앞에 직면하게 되면

너무도 약한 자신을 절감하고 무너지거나,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버리게 된다.

아무것도 넌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것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마취제의 현기증을 고스란히 겪으며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감정선을 간신히 붙잡고

나를 무너뜨리는 거대한 공포의 발소리를 숨죽여 듣고있다.

이건 아무것도 아닌 , 단순한 게임. 한번져도 푼돈만 잃을 뿐인. 킬링타임용 게임.

돌아올 수 없는 그곳으로 한 순간 빠져들도록 나는 점점 기체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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