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rêve d'hier


 무기력한 A씨가 있었다. 그는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사람들을 만난다.
그 사람들은 같이 여행을 온 커플들, 혼자 등산을 하러 온 머리희끗한 중년, 그리고 부녀모임으로 무리지어온 아줌마들이다.


 삼삼오오 모여 밥을 먹게 되었다. 점점 분위기가 무르익고 각자가 자신의 속내를 조금씩 털어놓게 되었다. A씨도 애써 분위기에 적응하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얼큰하게 취기가 오른  A씨는 갑자기 이렇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절벽으로 향하더니 다이빙을 하듯 뛰어내린다. 잠시동안의 암흑.


다시 눈을 뜬 곳은 집안.
A씨가 무기력하게 하루하루 흘려보내던 그날들이 다시 덮쳐왔다.
 
A씨는 자신이 꿈을 꾼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찌뿌등한 몸을 일으켜 우두커니 앉는다.
 
그리고 벽지, 그리고 그 앞의 빈 공기를 바라보았다.


문득, 부모님 생각이 난다. 수화기를 들고 익숙하게 번호를 누른다. 신호가 가지 않는다
다시 내려놓았다가 들고, 번호를 누른다. 여전히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번호의 버튼음도 들리지 않는다.

수화기에서 전해지는 고요와 집 안의 고요.
 이 두개가 합쳐져서, A씨를 누른다.


그는 부엌으로 간다. 허기를 느껴서 이다.
 
가스불을 키려는데, 손이 둔해진 듯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마치 진흙 속에 손을 넣고 움직이려는 듯 하다...

주전자에 뜨거운 물이 튄다. 뜨겁나? 아무 감각이 없다.



순간, A씨는 그가 실제로 죽었다는 사실,
절벽에서 뛰어내렸던 것이 꿈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서 잠이 깼다. 슬픈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나는 지금 죽은 것인가. 산 것인가.
산 채로 죽은 것인가.
죽은 채로 산 것인가.

요즘 추락하는 꿈을 종종 꾼다.

'☆메모(;Agenda du jour > 생활(;sur la 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Rêve  (0) 2012.02.20
맛있게 먹겠습니다.  (0) 2012.01.01
돌로 만들어진 배. 가라앉다  (0) 2011.12.27
두부 이야기  (0) 2011.12.23
그럼에도 산다는 것은.  (0) 2011.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