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화제
부산, 날선 그림
지난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부산국제영화제 (BIFF)가 개최되었다.
넷플릭스를 통한 제작이 정점을 달리는 데 반해 극장(그런 맥락에서 <<극장은 죽지 않았다>>라는 피켓이 축제기간 동안 걸려있었다). 아마 이러한 연유로 패러독스가 생긴다 : 넷플릭스 제작의 (버닝의 전종서 주연의 발레리나) 영화가 플랫폼에 공개된 동시에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극장 관객을 끌어당긴 플랫폼의 영화가 아시아 제일의 영화제에 주요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Kofic(한국의 CNC)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내수 제작은 이번년도에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넷플릭스의 영향과 과감한 도전 사이에서 형식적 실험과 균형감각을 보여주는 세 작품이 눈에 띈다. 첫 작품은, 장건재의 ‘한국이 싫어서’이다. 뉴질랜드로 떠난 젊은 여인의 방황을 통해 욕망의 좌절과 방황을 보여주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젊은 세대의 초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전촬영감독 출신의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사회적 위기와 사춘기의 교집합을 일상의 퍼즐처럼 펼쳐보인다. 두번째 작품은 정범과 처장의 ‘한 채’이다. 지역 독립제작사의 작품인 이 영화는 아버지와 딸이 위장 부동산으로 음모를 꾸미는 이야기를 스릴러의 화법으로 말하며 냉혹한 현실과 멜로드라마의 조화가 빛이 난다. 세번째로, 김유민의 ‘바얌성’이다. 특유의 고요함이 두드러지는데, 태평양의 한 섬에 불시착한 세 군인의 이야기로 일상에 숨쉬는 고통, 코미디, 공포등에서 무속의 세계로 분위기가 전환된다. 2023년 가장 두드러지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아시아 다른 국가들.
한편, 해외작품들도 눈에 띄는데 그중 한 작품은 버만출신의 감독 Thaiddhi의 옴니버스작품(2021년 쿠데타 이후 촬영한 5편의 단편모음, 미얀마에서의 10년)이다. 파라노이아를 겪으면서 투쟁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키요하라 유 Kiyohara Yui 의 두번째 장편인 Remembering Every Night 이다. 도쿄 공원의 평화로운 길들을 오고가면서 하마구치의 우연의 춤을 대조시키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즈마일 바스베스 Ismail Basbeth 의 ‘사라Sara’는 한 트랜스 여성과 그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감독은 마을의 무슬림 의식과 사라지는 몸의 여정을 보여주며(기억을 잃고 활기없는 어머니) 동시에 최면을 부르는 느린 속도감으로 감정에 북받치는 시정이 돋보인다. 마지막으로 인도에서 온 작품으로는, 로카르노에서 안타깝게 보지못한 도미닉 상마 의 ’황홀경(Rapture)’가 있다. 방글라데시 국경 근처의 밀름을 배경으로 판타지의 아름다움을 극치로 몰아붙인다. 평화로운 마을에서 매밤 아이를 먹어치우는 괴수가 종교의 숨겨진 추악한 진실로 드러난다. 젊은 배우(Torikhu A.Sangma)의 눈빛이 강한 여운을 남기는 이 영화는 부산에서 정글을 그린 가장 아름다운 시선이 아닐까.
뱅상 말로사 Vincent Malausa
출처; 까이에 뒤 시네마#803. 2023.11
불한번역; 잠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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