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bet Shroeder Interview; cahiers du cinéma# /2023.11
아름다움과 선함
바벳 슈뢰더
리카르도 카발로를 주제로 한 장편을 할 생각은 어떻게 하시게 된건가요?
아주 간단해요: 리카르도와 같은 자질을 가진 사람을 만날 일이 전 인생에 걸쳐 잘 없기 때문이죠. 1980년대 초반에 그를 만났을 때 금새 친구가 됬어요. 여러해를 걸쳐 인연이 이어졌죠. 자주 보진 못했지만, 왜냐면 나는 여기저기 영화를 찍느라 바빴거든요. 그가 내가 있는 쪽으로 올 수 있었을 때 같이 하기를 제안했죠. La Vierge des tueurs 아워 레이디 오브 더 어쌔신 2000 을 찍을 때 그에게 메델린에 오도록 요청했어요. 그가 색 담당을 맡아주길 바랬거든요. 이미 머릿속에 구상은 있었지만-대여섯가지 색으로 믹스앤매치하려는-, 예를 들면 노란색 택시와 어쌔신의 재킷을 대조시키면서요. 나는 완전히 사로잡혀있었지만 : 그로써는 그림을 잠시 멈추고 영화 쪽 일을 하는 건 불가능했어요. 그를 보기 위해 파리, 브르타뉴로 향하면서 그에게 언젠가 우리에 대해, 그림에 대해 영화를 찍을 거라고 했지만 정작 필요한 시간이 여의치않았어요. 일단 진행중인 프로젝트 때문에, 여유가 없었죠. 그런데 진행 중인 영화가 취소가 되면서 : 알리스 제니터 의 L’Art de perdre 를 각색한 작품이었죠. 알제리 배경의 훌륭한 소설-아마 하르키스 가족일겁니다-이었어요. 카빌에 손자가 있어요. 이 프로젝트에 열성적으로 뛰어들었지만 프랑스 텔레비전에서 투자를 고사했어요. 무언가 편을 가르는 게 있었어요…그렇게 나라가 갈라지듯이요! 결국 리카르도를 위한 시간이 났고 100프로 그에게 투자하기로 했어요. 그와의 우정을 반영하면서, 어느 부분에서 그토록 그가 매력적인지, 그림 자체도 그렇지만, 그가 미술관에서 우리에게 들려주는 설명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어요. 그게 나에게 연상을 시킨 부분이었어요 : 예술가의 발견이면서 더 넓게는 예술가를 통해 예술을 발견하는 셈이죠.
모비한morbihan의 전시회를 빌어 작가분과 함께 하는 퍼포먼스도 인상적인데요…
그와 이야기 도중에 리카르도가 케르게넥Kerguehennec에서 전시를 할 것이라고 했어요. 오프닝 이후에 방문했었죠. 2013년도에 전시를 다니면서 원씬원숏트의 재료를 찾은 듯했어요. 당시 애장하던 카메라로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4k sony 고화질 카메라로 현장에서 즉석촬영했어요. 14분이란 고생스러운 촬영 후에 결국 마지막에 가쁜 숨을 담아냈어요.
장편에 이 시퀀스를 삽입할 생각은 없으셨나요?
아뇨, 14분 분량의 롱시퀀스는 안되죠. 4시간 분량의 도큐멘터리를 하지 않는 이상 말이죠. 매분이 계산되고, 편집에서 시간을 줄여야해죠. 100시간 분량에서 최대한 90분 안에 끝내도록 말이죠.
케르게넥에서의 플랑 세컹스를 제외하고, 화가가 조각으로 작업하듯이, 감독님 역시 영화의 구조를 분절해서 보거나 만들지 않나요.
네, 그렇죠. 리카르도가 그렇게 조각으로 작업하는 것은 이미 큰 작업 la Ville 을 완성시켜보았기 때문이예요. 지금 제 집에 있는 그림이고, 이 작품 역시 조각으로 나눠져서 완성되었어요. 엄청나고 복잡한 작업이예요. 왜냐하면 애초에 조각들이 어떻게 모아질 지 보여주어야 했거든요.
감독님 다른 영화와는 드물게 직접 프레임 안에 모습을 보이는데요. 계획된 것인가요?
전혀요. 영화에 연출가들이 나오는 걸 혐오해요! 하지만 수년간 촬영을 같이 해온 빅토리아 클레이 victoria clay, Le vénérable W.에서 촬영감독을 맡았던, 가 제안했어요. 다중적 카메라를 좋아하는데,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카메라가 더 많이 생길 수록 내 만족도는 올라가죠. La Vierge des tueurs 일때, 아마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서, 다중적으로, 장편을 찍은 첫 감독일 겁니다.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는 몇 가지 안되는 것 중의 하나죠! 빅토리아가 나를 찍기 시작할 때, 처음에는 말렸지만, 어느 순간 영화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내가 스크린에 보여질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하긴 했지만, 편집에서도 줄리 레나 Julie Lena 의 의견역시 이 영화가 우정을 말하는 경우이니 같이 보이면 좋겠다는 거였죠. 가장 자전적인 영화일 것 같아요. 전작 다큐멘터리에서 <<악인들>>과의 관계는 영화적 장치가 아니었어요. 그들 자신이 스스로 말하기를 바랬죠. 리카르도의 경우, 맥락이 달라요. 영화 속에서 내밀한 정서를 찾도록 형태를 구축해나갔죠. 보통은 픽션에서나 볼법한 거죠. 결국 이런 생각이 재미있었어요 : 적어도 이번에는 <<선함>>을 찍겠구나.
<<악의 3대기>>는 <<악인>>-Idi Amin Dada; Jacques Vergès, Ashin Wirathu -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리카르도같은 선하거나 훌륭한 인물들을 연대기로 풀어낼 생각이 있으신지요?
다른 사람은 잘 몰라요. 내게 리카르도는 성인이예요. 그의 일상이나 성인의 단촐한 삶이 그래요. 무지개 한가운데에 하늘을 찾을 수 없겠죠! 그는 은둔자예요, 겨울에도 난방없이 지내는 게, 그림을 그릴 때 바깥 온도보다 높지 않게 하려구요. 적응하느라 걸리는 시간을 잃지 않기 위해서죠. 그는 요리를 하거나 장을 보는 데 최대한 시간을 아끼려해요. 희생은 아니지만, 어떤 그만의 방법이 있어요. 재능있는 사람들에게서 목격했던 모습이기도 한데, 로메르가 그랬어요. 나의 스승이죠. 내가 처음 영화계에 발 들일 때에, 그를 보면서 어떤 지점에서 그가 적은 예산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를 얻고야 마는 지 보면서 경악을 하곤 했어요. 그는 셧의 모든 리스트가 머릿 속에 있었어요. 존 포드도 이런 식으로 촬영했어요. Lq Carrière de Suzanne 을 만들 때, 예산이 부족했어요. 52분의 영화인데 55분의 네가티브가 있었고, 디벨롭도 시켜야했고, 또 카피본도 만들어야 했었어요….처음에 도저히 수가 나지 않았어요. 카페에서 촬영을 해야 하면 친구들에게 엑스트라를 해달라고 요청했어요. 쫓겨나지 않으려면 음료값을 지불해야 했어요! 로메르는 절대 택시도 타지 않았어요. 레스토랑에 초대할 수도 없었구요. 그는 승강기를 타지 않는 대신, 운동을 해야한다고 생각했죠. 그런 사람들과 지내는 게 익숙해요. 부코브스키 역시 매우 극단적인 면이 있어요. 그가 해야 할 일, 하지 않아야 할 일의 리스트가 나열되어 있었어요.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낀 건, 적확한 방향으로 가려면 온전히 희생해야 한다는 겁니다.
전승.전달의 화두도 이 영화에서 꽤 주요한데요.
네, 리카르도는 전달자이고 영화에서 그 모습도 보여주죠. 그와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을 도와주곤 했는데, 당시 12살이던 아이들이 이제는 20세, 30세가 되었어요. 아이들은 주 2회 장소에 와서 카메라를 불편해하지 않았어요. 그들이 이 영화의 열쇠예요, 끝맺음은 그들에게서 맺어야 했습니다.
티에리 메랑제
10월 3일, 파리
출처; 까이에 뒤 시네마#803. 2023.11
불한번역; 잠수부
'★자료.번역(;Recherche > 매거진①까이에 뒤 시네마②ArtPress③BeauxArtsMagazine'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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