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이후의 일본 현대미술 ⓑ

무라카미 이후의 일본 현대미술 ⓐ에 이어...

 

 

일상성, 지배적인 주제

 

작가들은 일상의 오브제가 가진 기능성을 넘어서, 미지의 것이나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나서고 있다. 쓰레기를 뒤엎어보는, 모토히로 토미 Motohiro Tomi 는 사물에 감춰진 미를 파헤치며 우리의 시선을 뒤흔든다.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보는 관점은 바꿀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에 다가가는 통로가 없다면, 이러한 통로를 직접 개척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작가로써 어느 것이라도 선택할 수 있음에도, 일상의 오브제를 선택한다는 것은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이다. 모토히로 토미 Motohiro Tomi 는 이런 자유를 스스로 줄여나간다. 압정이나 크레용, 튀어오르는 공등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객관화시키고 있다. Ball Sheet Ball 이란 작품은 일종의 수십개의 공들이 쌓여 이뤄진 작업이다. 예술작품은 현실을 단지 변형시킨 것만으로도 가능하며 우월하다.  마치, 켄조 키토 Kengo Kito 는 일상의 물건을 설치 재료로 삼는다- 우선, 훌라후프- .

 

 

날 것의 재료

 

현실은, 또한 날 것의 재료이기도 하다. Kohei Nawa (1975년생) 은 접착스프레이로 작업을 한다. Catalyst 는 거대한 낚시용 끈을 연상케 하는 작품으로, 작업용 바지에 덧붙여 미술관의 공간을 점점 잠식하도록 하였다. 이 변화무쌍하면서 통제되지 않은 물질은 고정된 윤곽선을 거부하고 열린 형태를 겨냥하고 있다. 거대하게 부풀은 이 물질은 또한 디지털 물질에 맞서 대항한다. 이렇게 현실의 부정적 면을 들추는 것과 그 간격은 작가의 또다른 관심사이다. Beads 연작에서, 작가는 투평한 구, 혹은 세포들을 이용하여 발견한 오브제들의 표면을 뒤덮는다.   Nara 와 Kenji Yanobe 는  보다 개인적이지만, 역설적으로 보다 보편적이며, 국경을 초월하는 작업으로 보인다.

 

 무라카미 Takashi Murakami 로 인해, 일본은 서양 예술시장의 눈길을 돌렸고, 도쿄와 쿄토 내에 많은 갤러리가 생긴 계기가 된 것도 사실이다 1990년대 초기 이후로, 이전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지만, 현재에는 쉽게 포착할 수 있다. 일본의 현대미술은 급격이 진전하였고, 그 정신성도 고양되었다. 전통적으로, 일본인은 수집가 유형이 아니었다 : 그들의 자본도, 취향도, 가옥들조차 작품을 수용하기에는 너무나 작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전히 대부분의 일본인들에게 현대예술은 미지수로 남는다. 그리고 일본의 국립현대미술관도 1988년에야 설립된 것도, 이런 정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라 현대미술관 Hara Museum of Contemporary Art (도쿄) 의 책임자인 준코 와타나베 Junko Watanabe 는 교육제도가 미비함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공공 정책의 부재도 말한다. 미술관이 공공 기관으로써 제역활을 하게끔 하는 문화부가 없다는 것이다. 하라 현대미술관 Hara Museum of Contemporary Art 이나 모리현대미술관  Mori Art Museum (도쿄) 은 미술관 소장품의 기부자들의 후원에 의해 설립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현대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참여에도 전시를 위한 기반은 취약한 편이다.

 

하지만 꾸준히 이들은 단체를 결성해 다양한 전시와 문화 이벤트를 열어 대중에게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고 문화적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있다. 1992년 Art Fair Tokyo 는 시작되었고, G-Tokyo 는 1998년에, 그리고 2004년, 롯본기 Roppongi Crossing 을 통해, 지난 3년간 젊은 일본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2004년 유코 야마모토 갤러리 Yuko Yamamoto Gendai gallery  를 만든 유코 야마모토 Yuko Yamamoto 는 일본 예술계가 여전히 제2류의 영역으로 밀려나있으며, 세계적 미술관에서 일본미술작품을 거의 구입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 초 일본예술가들은 독특한 행보를 밟아가고 있다 : 시간의, 문화의, 주변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실의 다양함을 발견하고 보편적 형태를 개발해나가는 방향으로 주제를 발전시키고 있다. ■

 

 

 

 

출처 : ARTPRESS #386. 2012.02

기사 : Caroline Ha Thuc

번역 : PLONGEUSE (zamsoobu) 20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