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 입자 ㉡

35mm와 디지털 영상은 무엇이 다른가?
우선, 그 차이를 짚어볼 까?


픽셀 입자 ㉠에 이어...

고화질

 트리 오브 라이프 The Tree of Life 의 두 버전을 보면서 배우는 첫 번째는 필름 상영이 디지털로 상영되면서 부드럽고 선명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를 충분히 밝게 표현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이 항상 작품에 유용하지는 않다. 필름 영화의 Blu-ray 버전 디지털 복원과 단순한 디지털화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고, 아직 이런 차이는 절대적이다 : 
 트리 오브 라이프 The Tree of Life 의 블루 레이 Blu-ray 와 DVD 버전에는 민감도와 전체적인 톤이 매우 불규칙적으로 다르게 나타난다. 맬릭Terrence Malick 의 영화의 다양한 모습으로 나무 가지사이로 빛이 비추는 장면에서, 그 잎들 사이 뿐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도 빛의 흐름도 보인다. 또, 고화질에서는 흐려지고 픽셀이 빛 입자에 가깝게 보인다. 하지만 최근 몽파르나스 Montparnasse 에서 블루 레이 Blu-ray 버전으로 복원된 게임의 법칙 La Règle du jeu  을 예를 들면, 은화 필름과 디지털 사이에 충돌이 있는 것같이 이상하게 흐린 입자들이 보인다 ; 또는 Pasolini 데카메론 Décaméron 의 BFI 버전을 보면, 하늘이 생기없는 파란 얼음장처럼 보인다.      
 크로넨버그 David Cronenberg[각주:1] 플라이 La Mouche 에서 신체학자 세스 브룬들 Seth Brundle 은 생명체를 순간이동 시키는 데 실패한다. 그녀가 육체를 전자기적 신호로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 주인때문에 고통을 받는 추상적 기관인, 베로니카가 있다 : 그녀의 결핍은 바로 육체에 대한 갈망이다. 《스테이크의 시》인 것이다. 이는 종종 은화필름과 비교하여 블루 레이Blu-ray 버전에서 결핍되어있는 육체 표현과 같다. 또는 이런 현상은, 수작업이 디지털에 대조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시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지도 보여준다. 이는 수색자 La Prisonnèire du désert 의 HD 버전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영화에서는 스튜디오 신과 야외신의 모든 교차지점의 디테일이 보인다. 또는 Apocalypse Now 를 보면 은화 입자들이 특정한 순간, 담배연기의 질감이나, 한 밤이나 이야기가 지속되는 순간에 흔들리면서 특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알 수 있다. 
 DVD Beaver.com 같은 교육적이면서 철저한 웹 사이트에서는 Blu-ray나 DVD 버전 중에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화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색자 La Prisonnèire du désert  를  DVD기준으로 를 보면 마치 반투명 유리를 통해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 



입자 혹은 생명

 입자냐 디지털이냐의 논쟁은 복잡하다. 우선 디지털이 보다 현대적이라는 주장은 다소 궤변에 가깝다. 카롤린 샹프티에 Caroline Champetier 는 은입자의《우연한》상실에 유감을 표했다. 즉, 불규칙적 움직임이 사라진 것이다. 디지털은 고정적이며,《 고정적이라는 건 다시 말해 죽은 것이다 》, 그래서 《우연히 정의》하곤 하는 고다르의 법칙을 바꿔서 적용하고, 한편으로 입자를 암시하기 위해 이런 모더니즘에 맞는 기술을 쓴다는 것이다 : 존재론적인 부분이다. 디지털 이미지가 너무 고정적이라는 것- 매체가 오용되고 있는 경우에서는 충분히 볼 수 있는-, 그것은 촬영된 영상을 너무 강조하고 있다는 생각에 반대된다. 그래서 디지털 상영 시에 거의 볼 수 없으며, 오히려 다른 단계로 서서히 넘어가게 된다 : 픽셀의 선명함과 이중적인 비가시성때문에 정보들이 사라진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플라이 La Mouche 는 그러므로 이런 현상의 좋은 은유라 할 수 있다.      
 이런 픽셀 입자의 소멸은 다른 판타지와 다른 존재론, 그리고 아마도 다른 궤변을 낳는다. W.J.T 미첼 W.J.T Mitchell 은 몇년전부터 《바이오픽쳐》라는 개념을 발전시켜왔고,혹은 최근 저서 Cloning Terror (Les Praires ordinaires, 2009 )에서《바이오디지털》이미지 라는 개념을 밝혔다. 미첼은 기원설과 정보처리기술의 발달로 인해, 생명체에 가까운 낡은 환상이 인류사에서 어떻게 현실로 나타나지 않았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현대의 유전자 복제 기술도 언급하고 있다. 미첼은 Jurassic Park(1993) 를 이러한 전복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정의내리고 있다 : 유전자 실험실의 공룡은 공원을 표현하는 영화 전반에, 프레임을 가득 채우며, 유전자를 나타내는 기호의 이미지로써 나타난다. 《 공룡의 피부에 나타나는 생명의 코드는, 영화 영상에 가담하는 디지털 코드를 상기시킨다.》 여기에 미첼이 묘사한, 이제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픽셀의 기원에 관한 상징이 있다. 사람들은 이것이 은유에 그치길 바랄지 모른다 :  디지털이《기술적으로 온화하다면. 》 그것이 가시적이든 비가시적이든, 좋든 나쁘든 말이다. 이미지의 DNA 가 될 것이기에 다행이라 여기는 것이다. ■  
  



출처  :  CAHIERS DU CINéMA #672. 2011.11
기사  :  CYRIL BéGHIN
번역  :  PLONGEUSE ( 잠수부 ).[작성. 2012.02.07]


  1.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David Cronenberg, 1943. 3. 15.~] 요약 캐나다의 영화감독. 《열외인간》, 《스캐너스》, 《플라이》등의 작품을 만들면서 공포영화 장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신체 해부 등의 혐오스러운 장면들 아래 인간다움의 가치를 규정한 서구의 통념에 대해 비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외《데드 링거》,《크래시》등의 작품을 만들었다. 국적 캐나다 활동분야 영화감독 출생지 캐나다 토론토 본문 1943년 토론토에서 태어나 토론토대학에서 영문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16mm 단편 《전이》와 《방수로에서》, 35mm 단편 《스테레오》와 《미래의 범죄들》을 만들어 기괴하지만 유니크한 발상을 보여주었다. 본격적으로 극영화 연출에 뛰어든 뒤에도 인간을 다른 생물체나 기계 속에 섞어 놓은 크로넨버그의 반휴머니즘적인 경향은 초지일관이다. 《파편들 Shivers》(1975)로 데뷔한 이래 늘 공포와 구토와 매력이 공존하는 영화를 만들어왔다. 포르노 배우 마릴린 체임버스가 출연한 《열외인간 Rabid》(1976)은 겨드랑이에 흡혈구멍이 달린 여자가 도시를 망쳐놓는 내용이다. 인간의 신체에 대한 냉소적인 취향이 잘 드러나 있다. 텔레파시를 나누는 지하공동체를 다룬 《스캐너스 Scanners》(1980), 스티븐 킹 원작의 《초인지대 Dead Zone》(1980), 인간이 텔레비전과 몸을 합치는 《비디오드롬 Videodrome》(1983), 《플라이 The Fly》(1986) 등을 거치면서 공포영화 장르에서 입신의 경지에 올랐다.한 여자와 잔 뒤 정체성의 혼란으로 차츰 미쳐가는 쌍둥이 의사의 이야기 《데드 링거 Dead Ringers》(1988)와 카프카적 광기의 세계를 체험하는 작가의 분투기적인 윌리엄 버로스 원작의 《네이키드 런치 Naked Lunch》(1991)는 잘 다듬어진 작품이다. 그러나 여자인 줄 알았던 동양남자와 사랑에 빠진 서양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동양과 서양, 남성과 여성의 2분법을 떨치려 한 《M.버터플라이 M.Butterfly》(1994)는 오리엔털리즘의 함정에 빠진 실패작이었다.그의 영화에 대한 상식적인 반응은 혐오스럽다는 것이다. 외견상 그의 영화는 신체 해부에 남달리 탐닉을 보이는 도착의 산물처럼 보인다. 그러나 일종의 밀교 의식을 치르는 듯한 엄숙한 분위기로 그는 인간 신체의 섞어놓기와 헤집기를 가능하게 하는 공포영화의 틀을 통해 르네상스 이후 인간다움의 가치를 규정한 서구의 통념을 체계적으로 무너뜨린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크로넨버그의 《크래시 Crash》(1996)를 종교적 걸작이라고 평했다. 크로넨버그에 따르면 《크래시》의 등장인물은 모두 예수 같다. 그는 테크놀러지가 지배하는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 자아가 뒤바뀌는 과정을 묘사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인간다움의 가치를 관찰한다. 그는 금세기가 배출한 가장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감독이다. [출처]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David Cronenberg ] | 네이버 백과사전 [본문으로]